LS일렉트릭 "배전시대 온다"...30조 북미 시장 진출

고영욱 기자 2024. 4. 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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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전력기기 3인방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이죠.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주가도 상승세인데요.

오늘은 이 중에서도 미국 배전 시장 공략에 나선 LS일렉트릭을 살펴보겠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우선 이것부터 궁금합니다. 전력기기 왜 이렇게 호황인 겁니까.

<기자> 한마디로 전력수요가 엄청나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부개척시대 금 캐러 너도나도 뛰어들 때 청바지 회사가 돈을 벌었죠.

지금 AI, 데이터센터, 전기차충전소 같은 것들로 인해 전력수요가 엄청나게 늘고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게 전력기기고요.

여기에 북미시장 같은 경우에는 30년마다 한 번씩 오는 전력기기 교체수요까지 겹쳤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이 전력기기 3사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쓴 배경입니다.

<앵커> 같은 전력기기 회사라고 해도 3사의 실적이나 주가의 오름폭은 다릅니다. 어디에서 오는 차이입니까.

<기자>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오는 차이가 가장 큽니다.

전력기기는 쓰이는 단계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합니다. 한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전기를 만드는 발전, 만든 전기를 수요지로 보내는 송전, 그리고 각 가정과 공장 등지에서 실제 쓸 수 있는 전압으로 낮춰 전기를 분배해주는 배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초고압 변압기, 그러니까 주로 송전단에서 쓰이는 제품이 많이 팔렸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주력하는 제품이고요. 고부가가치입니다.

LS일렉트릭도 초고압 변압기를 만들기는 하는데 3사중에 생산 캐파가 가장 작습니다.

그렇다면 초고압 변압기 다음은 뭐냐.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배전용 제품 수요가 뒤따라 증가합니다. LS일렉트릭이 가장 잘 하는 분야입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을 한국스마트그리드엑스포2024, 한국전기산업대전 현장에서 만났습니다.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구자균/LS일렉트릭 회장: 앞으로 배전 시대가 옵니다. 우리 회사의 방향은 배전솔루션의 최강자가 되겠다. 지금은 초고압이 많이 떠요. 왜냐하면 30년 주기가 있으니까. 초고압 캐파도 늘릴 계획입니다. 그다음에 나오는 물량은 배전 쪽에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이 있습니다.]

<앵커> LS일렉트릭에 큰 기회가 오고 있다는 얘기군요.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전까지 미국 배전시장은 슈나이더나 ABB 같은 글로벌 빅4 전력기기 기업이 장악했습니다. 자기들끼리 따로 주요 수요처를 관리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등 전력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빅4만으론 감당이 안 될 정도가 됐고요.

이런 물량이 흘러나오면서 LS일렉트릭 제품을 써본 현지 딜러나 에이전트들이 늘어난 겁니다.

써봤더니 품질 좋고, 가격 경쟁력 있고, 납기 빠르고, AS 잘 해주더라. 이런 평가와 함께 시장 인지도가 생겼고요.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확장하겠다는 게 LS일렉트릭의 각오입니다.

[오재석/LS일렉트릭 사장: 지난 10년 동안 1조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서 제품을 완성을 시켰고, 특히 미국 시장의 UL인증 같은 부분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스마트 배전반 부분도 개발을 하고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K방산이 성장한 경로와 비슷하군요. LS일렉트릭은 앞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 어떤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입니까.

<기자> 투 트랙 전략입니다. LS일렉트릭은 지금까지 국내기업 현지 공장에 전력망을 깔아주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왔는데요. 이른바 ‘메이드 바이 코리아’ 전략입니다.

이 방식을 유지하면서 미국 현지 업자를 통한 영업망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직접적인 기계영업 보다는 배전반 시스템 위주로 접근할 방침입니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2~3년 뒤에는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이고요. 현재 50% 수준인 해외 매출을 오는 2030년엔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입니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하되 현지 생산거점도 마련해놨습니다.

삼성전자 테일러시 공장 인근에 약 4만6,000㎡ 규모의 테크센터를 만들어 설계와 생산이 가능한 설비도 구축했습니다.

<앵커> 실적 목표도 밝혔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실적 목표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다만 LS일렉트릭 측은 지난해 실적 매출 4조2천억원, 영업이익 3250억원이 앞으로 최소 실적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오재석/LS일렉트릭 사장: 송전시장이 169조원, 배전시장이 279조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희 LS일렉트릭은 이전 50년 보다 앞으로 5년이 더 파격적인 성장이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한 번 검증이 되면 잘 바꾸려하지 않는 시장 특성 때문인데요.

북미 전체로 30조원, 특히 미국만 놓고 봐도 배전 시장규모가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6배에 달하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겁니다.

또 하드웨어 회사에서 배전솔루션 회사로 변신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조만간 전력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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