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염처럼 작은 염증 지속되면 노화·노쇠 가속화… 3·2·4 수칙 지키세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4. 4. 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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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주과학회, 잇몸의 날
치주질환 있으면 빨리 노화 연구 나와
당뇨, 심장병, 폐렴 등 위험 높아져
치주과학회, 잇몸 건강 3·2·4 수칙
칫솔질 하루 3회 이상 꼼꼼히
스케일링은 年 2회, 치간칫솔 사용을

백세시대, 누구나 한 살이라도 젊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한다. 젊고 건강하게 하는 데 치주질환(잇몸질환)이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치주질환으로 잇몸에 생긴 염증이 노화를 가속화하고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 실제 십수 년 전부터 치주질환이 각종 만성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치주질환은 치은염·치주염을 말한다. 치은염은 '치은(잇몸)'에 생긴 염증으로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돼 있으며, 치주염은 치은염이 발전해 염증이 잇몸 뿐아니라 치주인대나 잇몸뼈까지 퍼진 상태를 말한다.

대한치주과학회는 동국제약과 함께 잇몸의 날(3월 24일)을 맞아 '치주질환과 노화 및 노쇠'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주과 이중석 교수는 "치주염처럼 낮은 수준의 염증 반응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면 노화와 노쇠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연구가 최근 나왔다"며 "급성 감염은 빨리 치료를 해서 염증을 해소하는 반면 치주염은 치료를 안한 상태로 계속 머물러 있어 몸에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는 "노후를 준비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잇몸 관리"라고 말했다.

치주질환처럼 우리 몸에 낮은 수준의 염증이 계속 되면 염증성 노화가 진행된다. 잇몸 관리를 통해 염증을 해소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치주질환은 '염증성 노화'의 원인

치주염처럼 만성적인 염증 상태에 있으면 노화가 가속화된다. 염증을 의미하는 'inflammation'과 노화를 의미하는 'aging'을 합친 '염증성 노화(inflamm-aging)'라는 개념도 있다. 2022년 치의학저널(Journal of Dental Research)에서는 '치주염과 가속화된 생물학적 노화' 연구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 잇몸이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치주질환자들이 노화와 노쇠가 빠르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다양한 대규모 추적연구를 통해, 치주질환이 있으면 전신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치주질환이 있을 경우 당뇨병, 당뇨합병증, 심혈관질환, 뇌졸중, 암, 폐렴, 만성 신질환, 미숙아 등이 발생할 위험이 최소 14%에서 70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잇몸을 잘 관리할 경우 전신질환이 개선되거나 감소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연구는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주과 김영택 교수는 2016년 국제 유명 학술지인 메디슨(Medicine)에 '치주병과 생활습관병'에 대한 연구를 게재했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02만 5340명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은 심혈관질환(협심증, 뇌경색, 심근경색), 류마티스관절염, 당뇨, 골다공증, 성기능장애 등의 생활습관병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치주병 보유 때 골다공증 1.21배, 협심증 1.18배, 류마티스성 관절염 1.17배, 성기능장애 1.5배로 높았다.

특히 치주질환이 있는 환자는 치주조직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2배나 높다.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치주질환 발병률도 높다. 당뇨 환자 10명 중 8명은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치주질환이 생길 확률이 3배나 높다.

노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폐렴은 치주질환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창오 교수는 "노년기 열악한 구강위생으로 입안 세균이 기관지로 들어가 폐렴이 생기는 사례가 꽤 많다"고 했다.

그런데 구강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65세 이후(65∼74세까지) 외래 진료를 가장 많이 받는 질환 1위는 '치주염·치주질환'이고, 65∼89세의료비 지출 1위는 '틀니·임플란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치주과학회가 지난 달 21일 '제16회 잇몸의 날' 캠페인을 열고, 잇몸의날 홍보대사 최불암씨와 함께 잇몸 건강 3·2·4 수칙을 알리는 모습. /대한치주과학회 제공

치주과학회, '건강 잇몸 위한 3·2·4 수칙' 발표

잇몸 염증은 구강 위생 관리와 정기적인 스케일링 등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치은염을 관리하면 치은염 보다 심각한 치주염을 90∼93%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대한치주과학회는 '백세시대,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발표했다. '3'은 하루에 세(3)번 이상 칫솔질, '2'는 일년에 두(2)번 스케일링, '4'는 사(4)이사이 치간칫솔에 해당한다.

'하루 세번 이상 칫솔질'의 칫솔질 횟수는 식사와 관련이 있다. 식후 칫솔질로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야 치태가 생기는 것을 막고, 구강 내 미생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일년에 두번 스케일링'은 1년에 2회 이상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하자는 의미로, 특히 잇몸 염증에 취약한 노인은 연 2회 치과 방문을 통해 구강검진과 더불어 잇몸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사이사이 치간칫솔'의 내용은 칫솔질 뿐만 아니라 치실, 치간칫솔 등의 보조기구를 활용해 꼼꼼한 구강 건강 관리를 해야함을 의미한다. 치주질환이 진행되었거나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치아 주변, 특히 치아와 치아 사이에 치태 침착이 많고, 일반 칫솔로는 제거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치간 칫솔의 사용이 필요하다. 의약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치조골 강화와 항균 작용을 하는 잇몸약 '인사돌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석 교수는 "잇몸병은 신체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주된 요인"이라며 "의료비 감소와 건강 수명 증진을 위해 꼼꼼하게 구강 건강을 관리를 하고, 국가적으로는 스케일링의 보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잇몸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지정하고, 국민들의 잇몸 건강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2009년에 시작해 올해로 16회를 맞았으며, 3월 24일은 '삼(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잇몸의 날'을 통해 올바른 칫솔질을 알리는 동영상 제작, 잇몸 상태를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는 측정 지표인 잇몸 건강지수(PQ)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잇몸병과 전신질환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잇몸 건강 관리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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