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 김기동 '특별 처방' 성공, 잃었던 '포항 기억' 되찾은 일류첸코의 부활

일류첸코(왼쪽), 김기동 감독(오른쪽, FC서울).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일류첸코가 마침내 '최전성기' 포항 시절 기억을 되찾았다.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를 치른 FC서울이 김천상무에 5-1으로 승리했다. 

이날 주인공은 일류첸코였다. 일류첸코는 전반 초반부터 날렵한 몸놀림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전반 1분 만에 임상협의 크로스를 돌려놓으며 크로스바를 때렸고, 이후에도 수비수와 경합에서 승리한 뒤 공격 상황을 만들어냈다. 

전반 15분 조영욱의 선제골에도 일류첸코의 지분이 컸다. 기성용이 경기장 왼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일류첸코가 페널티 지역에서 잡아놨다. 이어 뒤로 내주며 조영욱에게 완벽한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다. 조영욱은 일류첸코가 잡아놓은 수비수 사이로 여유롭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일류첸코(오른쪽에서 두번째, FC서울). 서형권 기자

흐름을 탄 일류첸코는 모처럼 멀티골을 넣으며 포효했다. 전반 33분 임상협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전달한 땅볼 크로스를 슬라이딩으로 밀어넣으며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반  38분에는 왼쪽에서 올라온 기성용의 크로스를 끝까지 쫓아가 밀어넣으며 멀티골을 신고했다. 일류첸코의 멀티골은 2022년 8월 성남FC와 24라운드 이후 20개월 만이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임상협의 골에 관여했다. 일류첸코는 류재문의 패스를 받은 뒤 측면에 있던 임상협에게 공을 내주고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했다. 이어 임상협이 찔러준 공을 일류첸코를 거쳐 김천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 실제로 공은 일류첸코를 맞지 않아 임상협의 골로 인정됐지만 일류첸코의 침투와 모션으로 김천 선수들이 속으면서 반응하지 못한 게 컸다. 

일류첸코(왼쪽, FC서울), 윤종규(오른쪽, 김천상무). 서형권 기자

김기동 감독의 믿음도 보답을 받았다. 김 감독은 4경기 연속 일류첸코를 투입하며 신뢰를 보였다. 제주유나이티드와 3라운드에서 첫 골을 넣긴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뛰어난 연계 플레이와 골 감각을 보여주며 답답함을 해소했다. 경기 전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고 말한 김 감독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일류첸코는 경기 전 김 감독의 '특별 티칭'을 받았다. 일류첸코에게 '옛날 영상'을 보여줬다는 김 감독은 "활동량에 대해서 강조했다. 지금은 가운데에 박혀있는데, 예전에는 볼을 받으러 움직이는 게 많았다. 그런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별 티칭의 효과는 굉장했다. 예전 기억을 되찾은 일류첸코는 포항 시절처럼 부지런히 움직인 끝에 4골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