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한국 독자제재는 비우호적 조치…대응할 것"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 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발표한 대러시아 제재를 비우호적 조치라고 비판하며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러시아 시민과 선박, 기관을 일방적으로 제재한 것은 비우호적인 조치”라며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가 한·러 양국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러시아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북한과 군수물자를 거래하고 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관계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한국의 잘못으로 이미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복잡한 문제를 제재와 압박이라는 비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한국의 시도에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 "한국이 비생산적인 태도를 재고하고 모든 관련 당사자의 합법적인 우려를 고려해 다시 돌아와 정치·외교적 공동 해결 수단을 모색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외교부는 앞서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위반해 북·러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 2척과 정보기술(IT) 인력 등 북한 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관 2곳·개인 2명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러시아 선박과 기관, 개인을 상대로 독자제재에 나선 건 처음이다. 이 제재는 러시아가 지난 28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임기를 연장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모든 유엔 회원국에 북한과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국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는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