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149회 뽑아도 아이템 획득률 ‘제로’… 게임 속 엉터리 확률 속출

김지윤 2024. 4. 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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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법이 시행된 지 약 열흘여 만에 게임사가 고지한 확률 정보가 엉터리였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외 게임사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를 아예 준수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일례로 중국 게임사가 출시한 '픽셀히어로'와 '라이즈 오브 킹덤즈'은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일부 아이템 등급에 따른 확률만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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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법이 시행된 지 약 열흘여 만에 게임사가 고지한 확률 정보가 엉터리였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게임사들은 십수년 동안 자율규제에 따라 확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공언했었다. 잘못 표기된 정보를 확인한 몇몇 게임사는 자진 신고를 통해 뒤늦은 수정 작업을 하고 있으나 게이머들의 눈초리는 매섭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이머들은 웹젠의 모바일 게임 ‘뮤 아크엔젤’에서 일부 확률형 아이템의 거짓 확률이 드러났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작 의혹에 관해 조사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웹젠은 지난달 21일 뮤 아크엔젤 속 일부 아이템 확률 오류 사실을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탈 것 영혼 각성석’은 1~150회를 뽑으면 얻을 수 있다고 게재했으나, 알고 보니 70회 이상 뽑기를 시도해야 얻을 수 있었다.

웹젠 '뮤 아크엔젤' 홈페이지 발췌

‘바닥 시스템’도 존재했다. 0.29% 확률로 얻을 수 있다고 쓰여있던 장신구 ‘세트석 아이템’은 99회까지 획득 확률이 0%였다. 401레벨 이상부터 낄 수 있는 동명의 아이템도 0.25% 확률이 기재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150회부터 아이템 획득이 가능했다. 이 또한 1~149회차까지는 등장 확률이 0%였다. 심지어 150~199회의 획득 확률 또한 기존보다 낮은 0.1%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뒤늦게 운영진 측에서 확률을 정정했으나 게이머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정위는 웹젠의 확률 조작 의혹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웹젠 측은 해당 게임의 4월 중 환불 신청 접수 진행을 목표로 별도의 보상과 환불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메이드 제공

위메이드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나이트 크로우’에서도 확률 표기 오류가 발견됐다. 위메이드 측은 게임 홈페이지에 “게임 내 공지된 확률의 정확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특정 확률형 아이템 1종에 대한 확률 정보가 실제 확률과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지했다.

문제가 제기된 아이템은 구매 시 캐릭터 성능 강화에 쓰이는 원소 아이템을 무작위로 지급하는 ‘조화의 찬란한 원소 추출’이다. 이 아이템에서 가장 희귀하게 등장하는 전설 등급 원소 획득 확률은 0.0198%에서 0.01%로, 영웅 등급 원소 획득 확률은 1%에서 0.32%로, 희귀 등급 원소 획득 확률은 7%에서 3.97%로 정정됐다. 실제 확률과 비교했을 때 많게는 3배가량 차이가 났던 셈이다.

앞서 그라비티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유료 아이템의 100개 이상이 공개된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자백했다. 어떤 아이템은 등장 확률이 0.1%였으나 0.8%로 무려 8배 부풀려 표기했다. 이용자는 확률 조작이 의심된다고 민원을 접수했으나 그라비티 측은 “고의가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다.

해외 게임사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를 아예 준수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일례로 중국 게임사가 출시한 ‘픽셀히어로’와 ‘라이즈 오브 킹덤즈’은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일부 아이템 등급에 따른 확률만 공개하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 역시 법 제정 이후 엿새가 지나고 나서야 아이템 확률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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