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아린이 아빠 정지석, 다섯 번째 별 안겼다
역시 큰 경기에 강한 사나이였다.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29)이 눈부신 활약으로 통합 4연패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7-25, 16-25, 21-25, 25-20, 15-13)로 이겼다. 3연승으로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울러 2020~21시즌 이후 4년 연속 정규시즌과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렸다. 남녀부를 통틀어 통합 4연패는 최초다.
최우수선수상(MVP)는 정지석에게 돌아갔다. 정지석은 1차전과 3차전에서 팀내 최다득점(31점, 18점)을 올리는 등 3경기 합쳐 59점을 올렸다. 31표 중 22표를 얻어 임동혁(4표), 막심 지갈로프(3표), 한선수, 곽승석(이상 1표)을 제쳤다. 2020~21시즌 이후 두 번째 챔프전 MVP 수상이다. 정지석은 "기쁘다. 오늘 경기 초반에 안 좋았는데 마음을 추스려 5세트까지 겨우겨우 갔다. 행운의 여신이 우리 편을 들어줬다. 기분좋다"고 했다.
정지석은 올 시즌 큰 슬럼프를 겪었다. 대표팀 차출 이후 허리 부상 때문에 3라운드가 되서야 코트를 밟았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교체로만 주로 투입됐고, 4라운드부터 선발 출전할 수 있었다. 정지석은 "출발이 늦어서 시즌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들어갔다. 동료들은 전쟁중인데 '나 혼자 여긴 어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들이 '괜찮아. 괜찮아'라고 하니까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시즌은 끝난 건가란 생각도 들었다. 감독, 코칭스태프, 동료들이 '몸은 준비됐다. 자신감만 가지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너무 힘들었다"고 미소지었다.
정지석은 올해 1월 딸 아린이가 태어나 아빠가 됐다. 그에겐 큰 동기부여가 됐다. 아린이를 6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처음 경기장에 데려왔지만, 아쉽게 패했다. 그러나 챔프전에선 세 번 모두 현장을 찾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정지석은 MVP 트로피를 들고 아내, 아이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는 "'승리요정라고 해서 또 데려왔다. 1차전 때 졌으면 오지 말라고 하려고 했다"고 웃었다.
첫 번째 MVP를 받았을 때 정지석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의 수상을 막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에도 후배 임동혁에게 같은 감정을 가졌다. 정지석은 "이번 챔프전은 임동혁을 위한 무대였지만, 뺏는 것 같다. 동혁이는 MVP 정규시즌을 받으면 될 것 같다. 이번 경기에서 동혁이가 누군지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임동혁은 "지석이 형이 힘들어 한 걸 옆에서 봤다. 챔프전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고, 그게 챔프전에서 발휘됐다"고 말했다.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이룬 대한항공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5연패다. 정지석은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그걸 찾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건방진 소리일 수 있지만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아봤다. 나태해질 수 있는데, (한)선수 형이 채찍질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았을 때까지의 몸 상태로 끌어올리겠다. 내년에도 통합 우승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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