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금리 인하 후퇴 전망에 하락…테슬라 5.81% ↓
테슬라, 1분기 전기차 인도량 부진에 하락
3월 고용보고서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일(현지시간)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경기가 예상 밖으로 확장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후퇴할 수 있다는 실망감이 반영됐다. 투자자들은 5일 발표될 미 노동부의 3월 고용보고서를 대기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3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보다 0.87% 하락한 3만9223.13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89% 내린 5197.0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 밀린 1만6199.75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3월 제조업 경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전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을 기록했다. 전월(47.8)과 전문가 예상치(48.5)를 모두 밑돌았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하는데, ISM이 집계하는 미 제조업 PMI가 확장 국면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22년 9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생산량과 신규 주문 증가가 제조업 경기 확장을 이끌었다.
미국 제조업 경기 확장으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상향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GDP 나우'를 통해 올해 1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2.8%로 제시했다. 지난달 29일 전망치 대비 0.5%포인트 상향했다. GDP 나우는 애틀랜타 연은의 공식 전망치는 아니지만 향후 경기 경로를 참고하는 데 쓰인다.
미국 제조업 경기 깜짝 반등은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에서는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59%가량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70%대에서 떨어졌다. 여전히 6월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가 실리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6월 베팅을 철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채 금리는 뛰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bp(1bp=0.01%포인트) 뛴 4.3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소폭 오른 4.72%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Fed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피벗(pivot·방향 전환)에 나설 가능성을 예상하고 움직이고 있다"며 "Fed의 첫 금리 인하는 올해 하반기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공개된 2월 물가 상승률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고 1월 상승폭(2.9%)보다는 0.1%포인트 낮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 지표가 나온 지난달 29일 "예상에 부합하게 나온다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도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2월 PCE 물가가 전망을 벗어나지 않고, 제조업 경기는 예상 밖으로 확장세를 나타낸 가운데 투자자의 시선은 5일 발표될 3월 고용보고서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만5000건 증가해 2월(27만5000건)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3월 실업률은 2월과 같은 3.9%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이 크게 낮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견조한 고용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하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고용 둔화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다.
이날은 미 노동부의 지난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3일은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ADP의 3월 비농업 신규 고용 지표가 발표된다.
또 이날은 미셸 보먼 Fed 이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발언도 대거 예정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1분기 전기차 인도 실적 부진으로 5.81% 하락하고 있다. 캘빈 클라인, 타미 힐피거를 보유한 미 의류 기업 PVH가 부진한 올해 1분기,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21.25% 약세다. 휴마나, 유나이티드헬스는 각각 9.86%, 6.06% 내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 감산에 따른 공급 우려로 강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4달러(1.6%) 오른 배럴당 85.05달러를 기록 중이다. 브렌트유는 1.24달러(1.42%) 상승한 88.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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