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달라던 日기업인 설득…100여 년 만에 韓 돌아온 '백제의 미소'[갤러리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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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본에서 모습을 드러낸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은 1907년 충남 부여에서 출토된 후 일본에 반출돼 100년 넘게 세상에 모습을 감췄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을 통해 당시 관음상을 소장한 일본 기업인의 소재를 확인하고 도쿄에서 불상을 실견한 정은우 동아대 명예교수(현 부산시립박물관장)는 의견서에 위와 같은 문장을 적었다.
이후 국내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환수를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이 42억원을 제시하며 매입하려 했지만, 소장자가 150억원을 제시하며 협상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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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관점서 본 불교미술 조명
전 세계 흩어진 불교미술 걸작 92점 한 곳에
"7세기 백제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보살상이다"
2019년 일본에서 모습을 드러낸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은 1907년 충남 부여에서 출토된 후 일본에 반출돼 100년 넘게 세상에 모습을 감췄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을 통해 당시 관음상을 소장한 일본 기업인의 소재를 확인하고 도쿄에서 불상을 실견한 정은우 동아대 명예교수(현 부산시립박물관장)는 의견서에 위와 같은 문장을 적었다. 이후 국내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환수를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이 42억원을 제시하며 매입하려 했지만, 소장자가 150억원을 제시하며 협상은 불발됐다. 호암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소장자 측과 접촉, 설득을 거듭한 끝에 어렵게 대여를 성사해 100년 만에 불상이 다시 고국 땅을 밟게 됐다.
호암미술관은 6월 16일까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들의 번뇌와 염원, 공헌에 초점을 맞춘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전을 개최한다. 전 세계 곳곳에 흩어진 불교 미술 걸작 92점을 한 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여성과 동아시아 불교 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세계 첫 기획전이다.
최초의 주제답게 호암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국내외 27개 컬렉션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 90여점을 한데 모았다. 여기에는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등 9곳에서 국보 1건과 보물 10건이 모였다. 이건희 컬렉션 9건도 포함됐다.
또한,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보스턴미술관, 영국박물관과 도쿄국립박물관 등 외국의 불교미술품도 대거 귀국했다. 해방 이후 처음 고국으로 돌아온 '금동관음보살입상'을 비롯해 한 쌍으로 추정되는 ‘석가탄생도’와 ‘석가출가도’ 등 전시작 절반 이상인 47건의 작품이 외국에서 처음 한국으로 들어왔다.
전시 1부에서는 불교미술 속에 재현된 여성상을 인간, 보살, 여신으로 나눠 지난 시대와 사회가 어떤 시각으로 여성을 바라봤는지를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불교미술품 너머 후원자와 제작자로서 여성을 발굴해 사회와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기로서 살고자 했던 여성들을 조명한다.
특히, 전시작 중 7세기 중반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개인 소장)과 고려시대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리움미술관 소장), 고려 '아미타여래삼존도'(리움미술관 소장) 등 9건은 국내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외에 흩어져 있던 15세기 조선 불전도(석가모니 일생의 주요 장면을 그린 그림) 세트의 일부인 '석가탄생도'(일본 혼가쿠지 소장)와 '석가출가도'(독일 쾰른 동아시아미술관 소장)를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전시하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무엇보다 '석가탄생도'는 5월 5일까지 전시 후 일본으로 반환되므로 그 전에 전시를 관람하는 것이 좋다.
또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석가여래삼존도' 등 해외 소장품 47건도 한국에서 처음 전시된다.
전시와 연계해 다음 달 18일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국내외 불화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 학술포럼 '불화 속 여성, 불화 너머 여성'이 열린다. 5월에는 호암미술관에서 불교조각·불교사 전문가의 강연이 3차례 진행된다.
전시 기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두 차례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 간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버스는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이승혜 호암미술관 큐레이터는 "시대와 지역, 장르 구분을 벗어나 여성의 염원과 공헌이란 관점에서 불교미술을 조명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전통미술 속에서 동시대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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