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김연경 우승’ 막고 8년 만의 왕좌 등극 [V리그]

김영건 2024. 4. 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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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3승0패 흥국생명 제압…8년 만의 우승
13년 만의 통합 우승
김연경, 15년 만의 우승 실패
기뻐하는 양효진. KOVO

현대건설이 코로나 사태로 챔프전을 치르지 못했던 불운을 뚫고 마침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의 우승 도전도 막을 내렸다. 

현대건설은 1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 흥국생명과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로 승리했다.

1⋅2차전 승리로 2승을 챙겼던 현대건설은 13년 만의 통합 우승이자 8년 만의 챔프전 우승을 이뤘다. 현대건설은 2019-20, 2021-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음에도 코로나 때문에 챔프전이 열리지 않으면서 우승의 영광을 맛보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한 번에 날렸다. 에이스 모마가 38득점을 올리며 승리 주역이 됐다. 양효진도 18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1⋅2차전을 접전 끝에 내준 흥국생명은 3경기마저 헌납하며 0승3패로 무너졌다. 15년 만의 우승을 꿈꿨던 김연경도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다. 김연경은 23득점을 기록하며 주포로 나섰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연경의 어쩌면 마지막일 수 있는 우승 도전도 이렇게 끝났다.

1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기세를 탔다. 모마와 정지윤의 좌우 날개가 강력한 공격을 꽂으면서 6-1로 앞섰다. 흥국생명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7-11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범실과 김연경, 윌로우의 연속 블로킹으로 10-11까지 쫓았다. 이어 김연경이 감각적인 시간차와 서브 득점을 폭발하며 12-12,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한 흐름에서 레이나와 윌로우가 연속 퀵오픈을 성공했다. 현대건설의 범실도 나오면서 흥국생명이 16-13으로 역전했다. 일격을 맞은 현대건설도 곧바로 위파위와 모마의 오픈을 활용해 19-19 동점을 만들었다. 

모마. KOVO

이후 1점 차 시소게임에서 김연경이 결정적인 서브를 넣었고, 어렵게 잡은 공격 기회에서 윌로우가 대각 퀵오픈을 터뜨리며 흥국생명이 22-20으로 재역전을 이뤘다. 이후 승기를 잡은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을 그대로 누르고 1세트를 25-22로 승리했다.

1세트와 비슷하게 2세트 시작부터 현대건설이 상대를 압박하며 12-6으로 리드를 잡았다. 양효진, 이다현으로 구성된 미들 블로커와 정지윤, 모마의 좌우 공격진이 흥국생명 수비진을 흔들었다. 흥국생명은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건설은 중반까지 16-9로 크게 앞섰다.

흥국생명도 주포 김연경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넘어간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2세트는 현대건설이 25-17로 챙겼다.

3세트 중반까지 양 팀은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외인 윌로우와 모마가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일단 흥국생명이 16점 고지를 먼저 점령했다. 현대건설도 15점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단 1득점을 앞서기 위한 양 팀의 랠리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접전에서 에이스 김연경이 선봉장으로 나섰다. 18-18에서 결정적인 오픈 공격을 성공한 김연경은 홈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후 김연경은 23-22에서 위력적인 오픈과 감각적인 시간차를 연속으로 폭발했고, 김연경의 활약 덕에 흥국생명은 3세트를 25-23으로 가져왔다.

열기가 고조된 4세트, 흥국생명이 8-5로 앞서며 초반 흐름을 잡았다. 특히 윌로우의 공격이 돋보였다. 윌로우는 깊은 대각, 직선 등 다양한 코스를 사용해 현대건설을 흔들었다. 현대건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 전술에 당한 현대건설은 모마의 공격력을 활용해 10-10 동점을 만들었다. 

기뻐하는 이다현. KOVO

양 팀은 혈투를 벌이며 1점 차 접전을 펼쳤다. 먼저 현대건설이 양효진의 절묘한 속공을 활용했다. 곧바로 위파위와 양효진의 연속 오픈이 터져 18-15로 앞서갔다. 

위기의 흥국생명에서 다시 김연경이 등장했다. 김연경은 15-18에서 무려 3연속 득점을 작렬하며. 팀에 동점을 선물했다. 각 큰 오픈과 절묘한 시간차가 돋보였다. 

양 선수들 집중력이 하늘을 찌르던 순간, 현대건설이 한 끗 차로 앞섰다. 23-23에서 윌로우의 서브 범실가 나왔고 이때 모마가 강력한 백어택을 터뜨리며 25-23, 현대건설의 승리로 4세트가 끝났다.

운명의 5세트. 현대건설이 양효진과 모마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흐름을 잡았다. 이때 모마의 서브 득점까지 나오며 현대건설이 8-4로 앞섰다.  

승기를 잡은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더 압박했다. 흥국생명이 타임 아웃을 불러도 현대건설의 기세는 막을 수 없었다. 결국 매치포인트에서 모마가 오픈을 성공하며 현대건설이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3승0패로 챔프전을 완벽하게 끝낸 현대건설은 감격의 8년 만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두 번 차지했음에도 코로나 때문에 챔프전이 열리지 않은 설움을 이번 우승으로 깨끗이 씻어냈다.

인천=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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