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수원팬들 야유, 동기부여가 됐다" 부산 승리 이끈 로페즈의 강철멘탈

김희준 기자 2024. 3. 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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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는 수원삼성 팬들의 야유를 받고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이후 로페즈가 공을 잡을 때마다 수원 팬들의 거친 야유가 들려왔지만 로페즈는 보란듯이 공을 지켜내거나 동료에게 좋은 패스를 건넸다.

로페즈에게 수원 팬들의 야유는 오히려 힘이 됐다.

공교롭게도 부산이 지난 시즌 승격을 못한 건 수원FC와 로페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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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부산아이파크).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로페즈는 수원삼성 팬들의 야유를 받고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4라운드를 치른 부산아이파크가 수원을 1-0으로 제압했다. 부산은 수원과 승점 6점으로 동률을 이룬 상황에서 다득점이 앞서 수원을 밀어내고 리그 7위로 올라섰다.


이날 부산은 좋은 경기를 펼쳤다. 지난 경남FC 원정에 이어 또 한 번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챙겼다. 경기 전 박진섭 감독이 공언했던 대로 평소보다는 수비라인을 낮춰 수원을 끌어들인 뒤 공격 전환을 극단적으로 빠르게 해 볼 맛 나는 역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이날 핵심 선수는 로페즈였다. 로페즈는 K리그에서만 7년 가까이 뛴 베테랑으로 올 시즌 부산으로 이적해 처음 K리그2 무대를 맛봤다. 부산에서도 현재까지 리그 전 경기에 출장하며 최전방에 강력한 힘을 불어넣었다.


이 경기에서는 최건주와 투톱으로 나섰다. 박 감독은 힘이 좋은 로페즈가 앞에서 버텨주고 최건주는 빠른 발로 뒷공간을 침투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를 통해 다소 수비라인을 높이는 수원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페신의 결승골에도 로페즈의 공헌이 있었다. 전반 23분 로페즈는 반대편에서 흘러나온 크로스를 잡아 수비를 유인한 뒤, 수비 방해를 받지 않던 페신에게 정교한 패스를 내줬다. 페신은 골키퍼만 앞에 있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공을 차 골망을 흔들었다. 부산은 이 골을 소중히 지켜 1-0 승리를 챙겼다.


로페즈도 경기 내용과 결과에 모두 만족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수원은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팀이고 오늘 경기가 쉽지 않을 거라 모든 선수가 똑같이 생각했다. 우리는 조금 더 같이, 열심히 뛰자고 초반부터 얘기했고 그대로 준비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로페즈는 수원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고 수원 팬들이 있는 응원석으로 가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한 게 화근이었다. 이후 로페즈가 공을 잡을 때마다 수원 팬들의 거친 야유가 들려왔지만 로페즈는 보란듯이 공을 지켜내거나 동료에게 좋은 패스를 건넸다.


로페즈에게 수원 팬들의 야유는 오히려 힘이 됐다. 로페즈는 "수원 팬들이 계속 야유를 보내다 보니까 거기에 더 동기부여를 받았다. 그 덕에 더 열심히 뛰어보자고 다짐했다"며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보내니 더 집중해서 아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있었다. 그래서 공을 잡았을 때 페신에게 패스했고 그게 골이 돼서 너무 기뻤다. 상대팀 팬들에게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로페즈(부산아이파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만큼 로페즈는 순조롭게 부산과 K리그2에 적응하고 있다. "처음 부산에 왔을 때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모두 나를 잘 받아줬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멋진 곳이고, 올해는 승격의 한을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부산이 지난 시즌 승격을 못한 건 수원FC와 로페즈 때문이다.


이제 부산은 수원 원정에서의 좋은 결과를 이어 홈 첫 승을 노린다. 부산은 서울이랜드와 김포FC에 패했고, 울산시민축구단과는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공식 기록상 무승부가 됐다.


로페즈는 "홈에서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드밴티지가 있으니 더 집중해서 플레이하자고 했지만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선수들은 홈에서 누구보다 더 열심히 뛰어서 골을 넣고 꼭 이기자는 말을 계속 주고받는다. 다음 홈 경기에서는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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