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랠리’는 계속될까… [편집장 레터]
향후 경기 향방 예측 힘들어지면서 양극단으로 유동성 몰려
‘everything 랠리’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때는 2021년입니다.
2019년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이전에는 듣도 보도 못했던 ‘코로나19’ 감염병이 시작됩니다. 코로나19가 파죽지세로 퍼져 나가면서 2020년 들어 전 세계가 공포감에 휩싸여 말 그대로 멈춰 섰죠. 그해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극복한다며 각국 정부가 저금리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쳤고 이때 엄청난 유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유입됐습니다. ‘everything 랠리’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예상했던 경기 침체는커녕 2021년 말까지 주식, 암호화폐, 원자재,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의 가격이 신고가를 기록했죠. 다만 당시에 금 가격 그래프는 좀 달랐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막 시작됐던 2020년 초, 금은 최고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으며 온스당 1500달러에서 그해 8월 2000달러까지 상승합니다. 그러다 여타 자산이 랠리를 시작할 때는 나 홀로 떨어져 1700달러대를 왔다 갔다 했죠.
2024년 3월, 다시 회자되는 ‘everything 랠리’는 2021년의 ‘everything 랠리’와는 또 다릅니다. 주식, 가상화폐, 금 가격이 다 같이 오르는 지금이 어쩌면 진정한 의미의 ‘everything 랠리’일지도요. ‘저금리’와 ‘유동성’이라는 ‘everything 랠리’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동반 상승’이라는 이례적 현상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은 경제 이론대로라면 정반대로 움직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똑같이 급등하고 있으니, 경제 이론을 새로 써야 할 판이라는 호들갑마저 터져 나옵니다.
표면적으로 주식과 금, 가상화폐 상승 요인은 제각각입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금 매입에 나서면서 금값 상승이 시작됐습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광풍에 비견될 만큼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발행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4월로 임박한 호재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주식은 또 어떻고요.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가 하면,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한다는 S&P500은 사상 처음 5200선을 뚫었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3만9889까지 오르며 4만선 돌파를 눈앞에 뒀고요. 일본과 유럽 증시도 ‘사상 최고치’ 행렬에 가세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지리하게 2500선을 왔다 갔다 하던 코스피도 슬금슬금 오르더니 2800을 곧 뚫을 기세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의 배경에 세계 경제의 모호성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향후 경기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모호성이 심화하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양극단으로 유동성이 밀려든다는 거죠.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음~ 어렵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everything 랠리’는 계속될까요? 매경이코노미가 시원하게 알려드립니다(p. 20~34).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3호 (2024.04.03~2024.04.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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