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계 아카데미 시상… ‘K푸드’ 제대로 먹혔다
서울서 첫 개최… 유명 셰프 등 800여명 참석
13위 밍글스 등 서울 한식당 4곳 이름 올려
“13위, 밍글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50B) 시상식에서 진행자 아니타 카푸르가 이렇게 외치자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전세계 셰프·식당 경영자·음식 평론가·미식가가 투표를 통해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레스토랑 순위다. 밍글스는 이날 한국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혔다.
A50B는 ‘미식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미식업계에서 미쉐린 가이드와 양대산맥을 이룬다. 서울에서 시상식이 개최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를 포함해 아시아 유명 셰프와 각계 인플루언서 800여명이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축사에서 “서울에는 삼겹살과 발효음식처럼 맛있는 음식이 많다”며 “구경할 만한 곳도 많으니 이곳저곳 방문하고 돈도 많이 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는 총 4곳의 한국 식당이 5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13위 밍글스, 18위 세븐스도어, 21위 온지음, 41위 모수다. 모두 서울의 한식당이다. 전체 1위에는 일본 도쿄의 프렌치 레스토랑 세잔이 올랐다. 올해 50위권에 가장 많은 식당이 뽑힌 도시는 싱가포르로 9곳이 순위권에 들었다. 방콕(8개), 도쿄(5개)가 뒤를 이었다.
1위 수상자인 다니엘 캘버트 셰프는 “식당의 운영보다는 좋은 음식과 와인 리스트, 환대를 통해 방문객들이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가는 것에 더 집중한다”며 “음식은 내가 경험하고 싶은대로, 먹고 싶은 대로 만든다. 이전에 먹어본 적 없을 만큼 좋은 음식이지만 너무 생소하지 않고 그리움을 일으키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식전 행사 시간에 세계에서 모여든 셰프와 유명인들 곳곳에서 인사를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상식에서 카푸르는 레스토랑 순위를 발표하기에 앞서 “자신의 이름이 불린다면 의자에 올라가도 좋다. 원하는 대로 기쁨을 표현해달라. 나는 누구도 수줍어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실제로 순위가 공개될 때마다 행사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장에는 참석자들을 위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부스가 설치됐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신라면’과 ‘짜파구리’를 선보인 농심의 부스였다. 농심은 신라면 디자인을 활용해 시식존을 꾸미고, ‘한강 라면’ 기계인 즉석 라면 조리기를 설치했다. 라면을 맛보려는 외국인 방문객의 줄이 늘어져 홀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를 정도였다.
심규철 농심 면마케팅실 상무는 “K콘텐츠와 K푸드를 함께 알리기 위해 이번 부스를 계획했다”며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일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의 마크가 그려진 달고나도 준비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시청한 외국인들이 신기해하며 직접 이쑤시개를 들고 ‘뽑기’를 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브랜드도 부스를 열고 ‘K푸드 케이터링’ 메뉴 4종을 소개했다. 병아리콩으로 만든 두부와 비비고 김치, 연어 알·세모가시리를 올린 비비고 김 스낵 등이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한식 메뉴를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한 상품들이다.
시상식에 앞서 A50B는 ‘대중의 음식’을 주제로 한 대담, 유명셰프들이 협업해 식사를 제공하는 ‘시그니처 세션’, 한국의 최고급 요리를 선보이는 ‘셰프의 만찬’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벌였다. 이 행사들은 미식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매진 행렬을 이뤘다.
모수의 안성재 셰프는 “다른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파인다이닝 업계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있다”며 “그런데 돈을 버냐 못 버냐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외식 산업을 발전시키면 파인다이닝을 포함한 한식뿐 아니라 음악 등 모든 한국의 문화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란 사실이다. 그렇게 문화가 성장하고,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자연히 파인다이닝이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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