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은 구두굽' 올린 이재명, 與읍소전에 "악어 눈물에 속지 말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여권 내 위기론을 겨냥해 “정부·여당의 읍소 작전”이라며 “악어의 눈물에 속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국민의힘이 반성한다고 하고 바꾼 적이 없다. 그들이 (총선에서) 참패할 것 같다는 소리는 엄살이고, 대국민 사기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하거나 1당이 되면 이 나라는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정말 다급한 것은 우리”라며 야권 우세론을 경계했다.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유세에 나선 이 대표는 줄곧 거친 발언으로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지난 1월 자신의 피습 사건을 언급한 이 대표는 “(유세 현장에) 생선회칼이 등장하지를 않나, 야당 대표 목에 칼을 들이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나”라며 “민주 국가에 날벼락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 이슈에 대해서는 “생명을 지킬 국가가 의사와 힘겨루기를 하느라 장기간 의료대란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정간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총선 전) 전격적 합의라며 반전을 꾀하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2000명이 아닌) 700명, 500명 정원 확대를 한 뒤 ‘우리가 해결한 거 봤지’라고 할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라도 해결하면 좋겠지만,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 언론 정책에도 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방송에서 중립적인 사람들은 다 커트(cut)하고, 극우·편향적인 사람을 방송에서 진행자로 배치한다”며 “국민을 가짜뉴스 주면 놀아날 동물처럼 여기는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도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강민석 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채상병 사망 사건에 연루된 신범철(충남 천안갑), 임종득(경북 영주-영양-봉화)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사건 당시 신 후보는 국방부 차관, 임 후보는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고,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됐다. 강 대변인은 “핵심 피의자를 윤석열 정권이 꽃가마에 태웠다”며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주호주대사에서 사퇴했는데, 차관이 건재한 것이 정상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막판까지 ‘150+1석’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경합 지역의 유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막말 및 부동산 투기 의혹을 빚은 양문석·김준혁 후보 논란이 커지자 당내에서는 “우세론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개별 후보 논란이 아직 정권 심판론을 삼킬 정도는 아니지만, 우려가 상당하다”며 “이 대표가 전국 전역을 발로 뛰며 민심의 우려를 잠재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30일 민주당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닳은 구두 굽 사진을 올렸다. 당은 서울 송파·강동·광진·용산·마포 등 이 대표가 찾은 지역을 열거하며 “굽이 떨어져라 이 대표가 서울 전역을 뛰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줄곧 계양을 유세에 집중한 이 대표는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부활절을 맞아 들른 지역구 교회에서 원 후보와 마주쳤지만, 악수 한 번 나눈 것 외에는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원 후보 유세 차량이 소음을 내며 지나갈 때는 “저게 저 사람들의 수준이자 품격”이라고 공격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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