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이어 동네 의사도…"내일부터 주 40시간 단축 진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는 31일 “개원의들도 4월 1일부터 주 40시간 축소 근무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의협 비대위 비공개회의 뒤 브리핑에서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등의 교수들이 주 52시간 근무하며 외래와 수술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동네 의사(개원의)’들도 야간·주말 진료를 축소하고 법정 근로시간에 맞춰서만 진료한다는 것이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대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반감이 큰 상황이어서 개원의들의 참여율이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때(6~8%)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근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참여를 강요할 수 없지만, 많은 회원이 개원의가 참여할 방안이 뭔지 고민을 해왔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율적 참여”라고 강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는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를 밝혔다. 그는 “2000명 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가 없다. 초지일관 원점 재논의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요청했던 7대 제안에 증원에 대한 과학적 논의가 될 구성을 만들자는 게 있다. 비대위의 제안과 맞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와 교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이 참여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며 “비대위는 대표적인 대화 창구”라고 말했다. 임현택 당선인이 앞서 내건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조건에 대해선 “비대위 단어는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어떤 안을 제시하느냐 따라 앞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비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이 사태가 한 달을 넘겼다. 교수들도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과 양당 대표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를 해결하실 분은 대통령이고 정치하는 분들”이라며 “갈등 상황이 있을 때 누구보다 앞장서 해결해주는 게 바른 정치다. 정치인들이 일종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국민의 힘든 부분을 빨리 나서서 해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임 당선인은 또 “정부에서 의대 정원에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라며 “제일 중요한 주제가 의사 정원 문제인데, (2000명 증원이) 확고한 원칙이라면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말과 같다. 의사들은 대화 현장에 진지하게 다가갈 수 없다”라고도 했다. 이어 “의사들은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돼 아픈 환자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의협 비대위는 기존 3개 분과위원회(조직위, 대외협력위, 언론홍보위)에 정책분과위원회를 신설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신임 조직위원장에는 황규석 신임 서울시의사회장이, 대외협력위원장은 이상호 비대위원이, 언론위원장은 김성근 부대변인이 맡기로 했다.
황수연·문상혁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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