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활절 예배 참석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 귀 기울일 것"
“저와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국민의 아주 작은 목소리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개최된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당선인 시절을 포함해 3년 연속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예배 축사에서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심각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이 점차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북한의 위협과 국제 정세의 불안으로 나라 밖 사정도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부활의 참뜻을 되새겨 우리가 모두 함께 실천해야 한다”며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북녘까지 자유를 확장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이 땅에 온전히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우리 정부는 어렵고 힘든 분들이 일어서실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피고 이분들께 힘을 드리겠다”고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언으로 마치겠다”며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우리에게 자유를 줬으니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연합 예배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앞으로 최대한 낮은 자세로 국정 운영에 임할 것”이라며 “모든 사안을 국민 눈높이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종섭 호주대사 면직 안을 재가한 것도 사실관계가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기보다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판단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지난 20일에는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을 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사퇴를 수용했다.
열흘가량 남은 총선엔 의대 증원 충돌이 막판 변수로 꼽히는데, 아직은 대치 양상이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4월 1일부터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진료를 축소하기로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응급실 상황 등을 점검하고 비상진료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총선 전 의·정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여권도 그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대 2000명 증원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살리기 위한 선결 조건이란 윤 대통령 의지가 강하다”며 “당장에 뾰족한 묘수라는 건 솔직히 안 보이지만, 의·정을 포함한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만큼 일단 만나 머리를 맞대는 게 급선무”라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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