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 공식선거운동 첫 휴일…여야, 표심잡기 총력전(종합)
31일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아 여야 및 제3지대 정당이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한 뒤 나흘 연속 수도권을 방문해 무상 보육 공약을 발표하며 공세를 펼쳤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연음홀에서 "내년 5살부터 무상 보육을 실시하고 3~4살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하고 "예체능학원비 세액공제 확대, 늘봄학교의 단계적 전면 무상화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어린이집이나 공립유치원에 다니는 유아의 경우 학부모 부담이 거의 없지만 사립유치원은 시도별로 많게는 월 2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추가 부담을 대폭 덜어드리겠다는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저출생 공약으로는 △영유아 교육·보육 절감 △예체능 학원비 등 자녀교육 세액공제 대상 확대 △맞벌이 부모 자녀 돌봄 걱정 경감 등이다.
당은 대국민을 향해 낮은 자세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SNS에 "국민의힘이 한참 많이 부족했다. 최소한의 힘만이라도 허락해 달라"고 했고, 같은 당 조해진 경남 김해을 후보는 이번 총선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국민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여당을 향한 압박도 강화했다. 한 위원장은 성남 분당구 지원 유세에서 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딸 대출 논란과 관련해 "국민에게 피해를 준 사기대출이 맞다"며 양 후보가 고소하겠다면 "저를 먼저 고소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 후보가 (대출 자금에 대해) '우리 가족이 피해를 준 사람이 없다. 그러니 사기가 아니다"고 하는데, 피해는 국민이 다 본 것이고 그 돈 못 받아 간 소상공인들이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野, 악어의 눈물, 속으면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를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 대표는 부활절을 맞아 페이스북에 "만물이 소생하며 다시 살아남을 누리는 부활의 계절"이라며 "위대한 주권자의 힘으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희망을 부활시켜내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정부 이쪽이 이제 읍소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에서) 참패할 것 같다, 이런 소리도 나오는 것 같고 다 엄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단체로 몰려 나와서 잘못했다, 반성한다. 이러면서 큰절하고 그럴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까지 수없이 반성한다, 잘못했다 그래 놓고 한 번도 바꾼 일이 없다. 또 다른 대국민 사기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정말 자존심도 없는 것 같다. 진심도 아니면서 오로지 국민을 속이고 선거에서 표를 얻어보기 위해서 뭔 짓이라도 할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라며 "차라리 주어진 권력으로 부패하거나 뭐 이런 것까지는 나쁜 짓이기는 한데 그렇다 쳐도 국민을 상대로 직접 대놓고 기만 행위하는 것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신당 "한동훈, 수사받을 준비나 하시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여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시 성산구 롯데백화점 창원점 앞에서 열린 '검찰 독재 조기종식' 행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후진국' 발언에 대해 "정치 후진국을 만든 사람은 따로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 해서 모두 자부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됐다"며 "이렇게 만든 정권의 황태자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며 한 위원장을 비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인천 연수구 지원 유세에서 조 대표를 겨냥해 "자기 이름으로 당을 만들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후진국 중에 그런 나라가 있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자기 가족 범죄를 방어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도 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나라가 있다.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내놓았다"며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해서 꼭 통과시킬 테니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빨리 수사받을 준비나 하시라"고 직격했다.
개혁신당, 국민의힘 포퓰리즘 비판…이준석, 공영운 저격
개혁신당 역시 이날 국민의힘이 발표한 무상보육 공약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정인성 개혁신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대통령이 지역마다 수십, 수백조의 예산 폭탄을 약속하다 보니 한동훈 위원장과 국민의힘 지역 후보들도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임박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갑자기 이재명이라도 된 것이냐"며 "이들에게 재원 마련 대책을 물으면 한결같이 윤석열 정부가 다 알아서 해줄 거라는 식"이라며 "마치 철부지 자식이 아빠한테서 용돈 받아서 해결하겠다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현대자동차 부사장 출신인 공영운 민주당 후보의 딸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 재직 중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공영운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묻는다. 복수의 제보자가 공영운 후보자의 딸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이고, 현대자동차와 오너가 29.3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에 취업하고 재직 중이라는 제보를 해왔다"며 "사실관계만 우선 확인하고 싶다. 공 후보의 딸이 아버지가 경영진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자회사인 글로비스에 취업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새미래, 정치권 불공정 공천 사과요구·녹색정의당 마포 집중유세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조국혁신당에서 불거진 불공정 공천 의혹에 사과를 요구했다. 오영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선거가 시작됐는데 정책과 비전 경쟁은 보이지 않고 전관 비리, 아빠 찬스, 편법 대출, 막말과 내로남불만 판치고 있다"며 "조국혁신당, 민주당, 국민의힘은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난 불공정 후보의 공천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박은정 후보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는 다단계 사기 업체 변호로 22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며 "다단계 사기 범죄 전문검사로 명성을 얻은 검사가 퇴직하자마자 다단계 사기 범죄자를 변호하면서 고액 수임료를 챙겼다"고 지적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 및 김찬휘 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 마포에서 성평등 집중 유세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여성가족부를 넘어 성평등부 만들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성평등 이름으로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녹색정의당은 성평등 정치에 많이 부족했다"면서 "성찰하고 반성하겠다. 인권 확대, 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가치와 포부를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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