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싸움’ 형제 승리…한미사이언스·DXVX ‘현기증’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3. 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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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두고 가족 간 분쟁에서 승리한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왼쪽 둘째부터)이 지난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그룹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에서 OCI와 통합에 반대한 장·차남 진영이 승리한 가운데 증시에서는 한미사이언스와 DXVX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OCI와 통합이 무위로 돌아간 가운데 한미그룹 미래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9.1% 올랐고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이사로 있는 DXVX는 20%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3월 29일에는 주가 변동성이 확대돼 한미사이언스가 장중 10%대 낙폭을 보인 데 이어, DXVX도 장중 5%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한미약품그룹 미래 전략에 관한 불확실성이 부각된 결과로 보인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주도로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반대하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경영권 분쟁은 임종윤·종훈 형제 승리로 마무리됐다. 지난 3월 28일 한미사이언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이사진 5명을 전원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반면, 임주현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이사 선임이 불발됐다. 이번 주총 이후 OCI그룹은 통합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주총에 앞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신약 개발 명가의 전통을 잇고 1조원 투자 유치를 통해 5년 이내 1조원 순이익을 달성하겠다”며 “시총 50조원 탑티어 진입이라는 ’NEW 한미약품‘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저평가된 주가 회복은 물론, 주주 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풀어야 할 숙제는 자금 조달로 평가된다. 결국 이번 갈등은 2020년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오너 일가에게 부과된 5400억원의 상속세가 발단이 됐다. 상속세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매듭짓지 못한다면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을 이끌 임종윤·종훈 형제 측도 경영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힘들 수 있다. 이들은 앞선 분쟁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상속세 해결을 위한 자금의 명확한 출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임종윤 이사는 앞서 “자금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순자산을 봐야 한다”며 “세금 문제를 개인적으로 잘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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