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자신 직책 처음 넘겼다…측근 비서실장에 ‘사이버통제권' 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그동안 자신이 총괄해온 사이버 통제권을 측근에게 넘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 주석이 자신의 직책을 건넨 건 처음이라는 분석이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서열 5위 차이치(蔡奇)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를 당 중앙사이버공간관리위원회(CAC)의 수장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차이치가 공식 발표 없이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고 설명했다.
중국 디지털 경제는 50조 위안(약 9929조원)이 넘는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 중앙사이버공간관리위원회는 2014년 사이버사무중앙지도그룹으로 출범한 뒤 4년 만에 확대 개편됐고, 시 주석이 위원장을 맡아 직접 이끌어왔다. 사이버 통제권을 넘겨받은 차이치는 2000년대 저장성 근무 당시 소셜미디어(SNS) 활용 경험이 있고, 웨이보 팔로워 수도 한때 100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무엇보다 차이치는 당 실무를 처리하는 중앙서기처의 역대 어떤 선임자보다 막강한 권력도 누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질적인 2인자로 꼽힌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차이치를 시 주석의 비서실장인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처음 소개했다. 차이치는 중·러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 곁에 나란히 앉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 해외 순방에 동행한 첫 정치국 상무위원"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공산당 내 통일전선부·조직부·선전부·정법위원회·감찰위원회·공안부를 총괄하는 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겸임하면서 당·정·군의 핵심 업무를 시 주석에게 보고하고, 시 주석의 지시를 하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와 함께 초권력기구인 중앙국가안전위원회(국안위) 부주석을 맡고 있으며,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심개위) 부주임 직위에 동시에 임명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제20차 당 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을 제외한 상무위원 6명은 사실상 '시진핑 1인지도 체제' 하의 하급자 격으로 채워졌다. 차이치는 '서열 5위'로 꼽히지만, 과거 집단지도체제 내에서의 권력 서열과 같은 비중은 아니라는 의미다. 절대권력자였던 마오쩌둥 시절에도 상무위원이 당 중앙서기처 서기에 보임돼 2인자급의 권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
시 주석이 자신의 ‘복심’인 차이치에게 권력 일부를 넘긴 걸 두고 칭화대의 한 정치학자는 “차이치가 시 주석으로부터 '확고한 신뢰'를 얻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편집장 출신 덩위원은 "시 주석이 권한 위임을 통해 새로운 권력 구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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