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론조작의 폐해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데스크 2024. 3. 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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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TV보다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각종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한 요즘이다.

어떤 사건이 이슈가 되고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면 비록 그것이 거짓 정보라도 진실로 규명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영화 '댓글부대'는 댓글부대의 조직적인 여론조작으로 진실이 거짓이 될 수 있음을 조명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온라인 여론조작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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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

신문과 TV보다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각종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한 요즘이다. 어떤 사건이 이슈가 되고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면 비록 그것이 거짓 정보라도 진실로 규명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요즘같이 복잡한 세상에서 진실이 살짝 가미된 거짓은 100%의 거짓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힘이 생긴다. 기자 출신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댓글부대’는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 작품으로 국정원 댓글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실력은 있지만 허세가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은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열심히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한다. 백수와 같은 생활을 보내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오고 자신을 온라인 여론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맴버라고 소개한다. 제보자는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어디서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영화는 댓글부대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여론조작의 실태를 긴장감 있게 파헤친다. 소설 원작에서는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기간에 있었던 국정원 댓글 논란을 담았다. 실제로 당시 젊은 세대가 주로 사용하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진보적인 글이 대세를 이루는데 친보수적이고 친정부적인 글들이 올라오면서 양진영 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반면 영화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인기를 얻고 또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이 댓글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대기업 제품들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데에 있어 여론을 조작하는 과정을 조명해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였다. 영화는 요즘 만연하게 퍼져있는 온라인 여론조작을 흥미로우면서 그럴듯하게 그려내 공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거짓과 진실의 모호한 경계를 그린다. 잘못되고 거짓된 정보들이 인터넷을 뒤덮고 있는 요즘 우리는 공중파 방송마저도 100% 믿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모든 뉴스에 팩트 체크가 현실이 되었고, 대중들은 편협한 사고로 자신들이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보려고 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가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이 실화임을 밝히면서 영화 속 사건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모호하게 만든다. 열린 결말은 다소 아쉬움을 남기지만 긴장감을 이어가면서도 허를 찌르는 블랙코미디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영화에서 손석구를 중심으로 찡뻤킹 역의 김성철, 찻탓캇 역의 김동휘, 팹틱 역의 홍경은 탄탄하고 개성 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더욱이 젊은 배우들이 보여준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연기와 캐미스트리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스마트폰과 SNS 그리고 유튜브 영상으로 우리 주변에는 거짓 정보를 담는 콘텐츠들이 범람하고 있다. 대중들은 어떤 정보가 진실인지를 모르면서 온라인 여론조작에 이용당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기업은 물론 정치판에서도 여론조작은 활개 치고 있다. 영화 ‘댓글부대’는 댓글부대의 조직적인 여론조작으로 진실이 거짓이 될 수 있음을 조명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온라인 여론조작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또한 잘못되고 거짓된 정보를 스스로 판단하고 솎아낼 수 있는 눈높이와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전한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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