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액주주와의 소통이 결판낸 한미약품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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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이사 선임 의안에 대해 찬성하는 주식 수는 3114만" "와아!"28일 오후 3시5분.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의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 컨벤션홀 510평을 가득 메운 소액주주들이 환호했다.
지난 1월12일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 발표 후 모녀는 소액주주와 소통하지 않았다.
한미약품 형제도 레고켐처럼 인터뷰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렸고, 소액주주들과도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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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이사 선임 의안에 대해 찬성하는 주식 수는 3114만…" "와아!"
28일 오후 3시5분.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의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 컨벤션홀 510평을 가득 메운 소액주주들이 환호했다. 박수와 함성이 프레스룸의 중계 스피커를 터뜨릴 기세였다. 두 달을 끌어온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분쟁이 소액주주를 등에 업은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은 정시에 개최하고 일사천리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일반적 국내 주총과 달랐다. 소액주주가 대거 참가 의사를 밝힌 가운데 거리와 시간 등의 문제로 못 오는 주주들의 위임장이 쏟아졌다. 새벽 5시에 시작된 위임장 확인 작업이 정오 넘어까지 이어졌다. 오전 9시로 예고됐던 주총 시작도 3시간30분이나 밀렸다. 이렇게 모인 소액주주 중 80% 이상이 형제를 지지했다. 대주주들의 표 싸움에서는 국민연금이 손을 들어준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이겼지만 최종 승리는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은 형제가 가져갔다.
이날 승패를 가른 건 결국 소통이었다. 아침 일찍 주총장에 도착한 형제와 달리 모녀는 끝까지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주총장에 앉은 소액주주들은 "무책임하다"는 대화를 나눴다.
지난 1월12일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 발표 후 모녀는 소액주주와 소통하지 않았다. '상속세 해결을 위한 사실상의 회사 매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음에도 모녀가 언론에 모습을 비친 건 변죽만 울린 단체 인터뷰 한 번씩이 전부였다. 기업설명회(IR)도 주총이 임박해서야 열었다.
비슷한 시기 오리온과 합병을 발표한 레고켐바이오는 달랐다. 레고켐도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우려가 쏟아졌다. 김용주 레고켐 대표는 IR에 직접 참석해 통합의 이득을 하나하나 밝혔다. 언론 인터뷰를 통한 설명도 여러 번 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주주들과 소통하자 반발은 빠르게 사라졌다. 한미약품 형제도 레고켐처럼 인터뷰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렸고, 소액주주들과도 소통했다.
소통의 차이가 표심의 차이로 이어졌다. 소통한 쪽이 압도적으로 득점했다. 개인 최대 주주와 국민연금 등의 표심에 엎치락뒤치락하던 승부의 종지부를 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들이 찍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은 몇 주를 갖고 있든 회사의 주인인 소액주주를 외면하는 경영은 불가능해졌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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