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클린턴, 바이든 옆 본격 등판...트럼프는 “카르텔 물리쳐야”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본격 등판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열린 뉴욕 모금 행사에서는 민주당 출신인 3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단 하루 만에 2500만달러(약 337억원) 이상의 선거자금이 모였다. 반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 증오 토크쇼"라며 "카르텔을 물리쳐야 한다"고 비꼬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맨해튼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진행되는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민주당 소속 전임자인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조 바이든·버락 오바마·빌 클린턴과의 저녁(An Evening with Joe Biden Barack Obama Bill Clinton)'이라는 문구가 적힌 행사장에서는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 간 대담, 가수들의 공연이 진행됐다. 바이든 캠프는 "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금행사"라며 이날 행사에서 확보한 선거자금이 약 2500만달러라고 확인했다.
특히 두 전직 대통령의 전면적인 등판은 오는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매치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당히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들이 향후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에서 담당할 역할과 개입 수준에도 눈길이 쏠린다. 자칫 트럼프 2기 체제가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 역할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백악관 보좌관들에게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전략을 세우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과거 전·현직 대통령 3인의 관계가 힐러리 클린턴의 2016년 대선 출마 등을 두고 복잡했다면서도 "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협으로 모두 뭉쳤다"고 평가했다.
과거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통령으로서 8년간 국정 러닝메이트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막아선 것이 양측 간 오해와 불신을 쌓는 계기가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번 재선 도전을 앞두고서도 백악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이 재선 승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논평을 한 것에 대해 불쾌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다.
WSJ는 "당시 힐러리 클린턴의 출마는 3명의 전·현직 대통령을 모두 연결하는 자극제였다"면서 "현직 대통령과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함께 모이는 것은 드물다. 이들은 트럼프 2기 체제가 국가, 당, 그들의 유산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짚었다. AP 통신 역시 "30년 이상의 민주당 지도자를 한자리에 모았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에어포스원에 히치하이크해 워싱턴DC에서 뉴욕으로 함께 향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모인 선거자금 2500만달러는 이들의 공동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는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월 한달간 모금한 정치자금보다 500만달러 많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바이든 대통령 측이 확보한 선거자금이 총 1억5500만달러인 반면, 사법비용 지출 등의 부담을 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3700만달러에 그쳤다.
클린턴·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던 레온 파네타는 AP통신에 이날 행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에 있어 중요하다면서 "모든 민주당원의 지지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효과적인 정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클린턴·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있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날 행사를 '트럼프 증오 토크쇼'라고 격하하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오바마·클린턴 카르텔을 물리쳐야 한다'면서 선거자금 기부도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공화당 소속 전직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물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로부터도 지지 선언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그는 뉴욕에서 교통단속 중 사망한 NYPD 경찰관의 장례식에 참석해 "우리는 (범죄를) 멈춰야 하고 법질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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