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vs양효진 '절친 매치' 개봉…양효진 "언니는 역시 대단하더라" [수원 현장]

최원영 기자 2024. 3. 29. 07: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KOVO 제공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리그 대표 선수들끼리 실력을 겨룬다. 이 영화는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이 막을 올렸다.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승점 80점·26승10패)과 2위 흥국생명(승점 79점·28승8패)이 격돌했다. 시선이 쏠리는 이유가 또 있다. 리그 대표 아웃사이드 히터인 김연경(흥국생명)과 미들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이 맞붙어서다. 이른바 '절친 매치'다.

김연경과 양효진은 V리그서 한 번도 같은 유니폼을 입은 적 없다. 대신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오랜 기간 룸메이트로 지내기도 했다. 무척 막역한 사이다.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서 리그 3위 정관장을 2승1패로 물리친 김연경은 3차전 직후 양효진의 이름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경기 전 양효진에게 전화가 왔다. '개인적으로는 팬으로서 언니를 응원한다'고 하더라. 아마 현대건설 팀에선 정관장을 응원한 것 같다"며 웃었다.

김연경은 "(양)효진이에게 '이기고 (챔프전 1차전 개최지인) 수원으로 가겠다. 수원에서 보자'고 했는데 그 말이 이뤄져 좋다. 정규리그 내내 좋은 승부를 펼친 만큼 챔프전에서도 수준 높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렇게 빅매치가 성사됐다. 양효진이 먼저 웃었다. 현대건설은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8-25 14-25 25-20 25-20 16-14)로 드라마 같은 리버스 스윕 승리를 거뒀다. 역대 V리그 여자부 챔프전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 52.94%를 손에 넣었다. 17차례 중 9차례였다.

양효진은 목 디스크 증상을 안고 있음에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블로킹 5개를 얹어 16득점(공격성공률 44%)을 올렸다. 김연경은 블로킹 2개, 서브 1개 포함 팀 내 최다인 23득점(공격성공률 42.55%)을 터트렸다. 팀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왼쪽부터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지난 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양효진은 몸 상태부터 설명했다. 그는 "일주일 정도 푹 쉬었다. 웨이트 트레이닝, 볼 운동 등을 아예 하지 않았다"며 "(강성형) 감독님께서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다. 이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과의 챔프전을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다. 양효진은 "(김)연경 언니가 있는 흥국생명은 강한 팀이다. 언니를 막는 것은 무척 어렵다"며 "언니 외에도 (김)수지 언니 등 노련한 선수들이 있다.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좋은 팀이라 '흥국생명이 올라와서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언니를 응원하긴 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며 "다만 우리 팀은 우리 플레이를 준비하기 바빠 상대가 누구였으면 좋겠다고 고를 새가 없었다. 어느 팀과 만나든 우리 경기력을 끌어올려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연경과 '절친 매치'를 치러보니 어땠을까. 양효진은 "나와 언니의 맞대결이라 여기지 않았다. 모마(레티치아 모마 바소코), 위파위(위파위 시통), 정지윤, 김다인 등 우리 팀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이 플레이한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지금껏 잘해온 것이다"며 "경기 도중 (김연경과의 맞대결 등) 그런 생각은 버렸다. 우리는 팀으로 승부하는 것이니 내가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여겼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마지막에 우리 팀 모든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 이길 수 있었다. 나와 언니의 승부란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효진은 "경기 중엔 서로 반갑게 인사할 타이밍이 없다. 게임에 집중한 뒤 끝나고 나서 연락하는 편이다"며 "사실 언니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잘하더라. '언니는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챔프전 우승까지 두 걸음 남았다. 양효진은 "오늘(28일) 경기를 하며 오히려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승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경기 중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어떤 부분에 더 신경 써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 올스타전을 즐기고 있다. KOVO 제공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