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전국위 채용서 ‘충성심’ 테스트… 트럼프 사조직화

전웅빈 2024. 3. 2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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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직원 채용면접 때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 장악을 확고히 하면서 자신의 대선 사기 주장에 찬성하는 충성파 직원만 채용하겠다는 의미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이 면접을 진행했다"며 "지원자들은 대선 관련 질문이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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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사기’ 주장 동의하는지 물어
“당 직원은 트럼프 세계관 따라야”
바이든·오바마·클린턴 함께 출격
2010년 7월 미국 민주당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 추도식장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함께 참석한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직원 채용면접 때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 장악을 확고히 하면서 자신의 대선 사기 주장에 찬성하는 충성파 직원만 채용하겠다는 의미다. 공화당이 ‘트럼프 사조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RNC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은 면접 때 지난 대선이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이 면접을 진행했다”며 “지원자들은 대선 관련 질문이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RNC는 로나 맥대니얼 전 의장이 사퇴한 이후부터 이런 행동을 취했다고 한다. WP는 “트럼프는 맥대니얼이 대선 사기 주장에 충분히 동조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달 초 자신의 며느리인 라라를 RNC 공동의장으로 앉혔다. 이후 RNC는 직원 중 60명 이상을 해고했고, 재지원 의사가 있는 일부 직원들을 상대로 면접을 실시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원자 대부분은 지난 대선에 부정행위가 있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바뀐 규정이 원인이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는 “경합지의 최전선에서 일했거나 현재 사기 혐의가 만연한 주에 있는 직원들에게 업무 경험에 대해 질문한 것”이라며 “우리는 선거 승패에 대한 의미 있는 견해와 경험이 있는 숙련된 직원을 원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전략가 더그 헤이도 “(RNC에 있는 이유는) 후보자를 지지하고 그 세계관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프는 “트럼프는 공화당의 일원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극단적이고 반민주적인 신념에 대한 충성심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NYT는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8일 뉴욕 라디오시티뮤직홀에서 열리는 모금 행사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연단에 오른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전현직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여 선거자금 모금에 나서는 것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바마,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과 그의 의제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3명의 대통령이 함께하는 건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자 감세, 사회보장 축소, 낙태 금지, 법치 공격 등 우리를 과거로 끌어내리려는 극단적 공화당원들의 어두운 비전에 반대하는 보수 지도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공화당 출신 지도자들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모금 행사 티켓 가격은 가장 저렴한 게 225달러다. 10만 달러를 내면 3명의 전현직 대통령과 사진을 찍을 수 있고, 25만 달러 이상을 내면 소규모 리셉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인기 토크쇼 ‘더 레이트’의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가 진행을 맡고 리조, 퀸 라티파, 벤 플랫, 신시아 에리보 등 유명 팝스타들도 출연한다. 바이든 캠프 모금 담당자는 “3000명 넘게 참석해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3명의 대통령이 함께 서는 장면은 당내 다른 지도자들에게 고립된 트럼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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