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주의 뉴스터치] 중국 유통 공룡의 약탈가격 정책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인터넷 쇼핑몰 11번가도 지난해 말에 이어 최근 또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같은 중국 유통 공룡들에게 속수무책 밀리고 있는 것도 주요 이유다. 대기업뿐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조업 및 도ㆍ소매업종 중소기업 32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32.9%는 중국 e커머스가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47.8%는 향후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소비자 입장은 좀 다르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로 찾는다. 이 점을 이용해 알리, 테무는 ‘약탈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낮은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을 무기로 경쟁사를 밀어내는 전략이다. 알리와 테무는 현재 국내 온라인 판매 2위, 4위다. 곧 순위가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이 선전하듯 '쇼핑 재미'에 빠진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리 지옥’ ‘테무 지옥’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정부가 해외 직구 대책반을 꾸려 실태조사에 나섰고, 제품 불량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개선하겠다고 한다. 관세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어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 각종 규제를 통해 국내 유통 기업들의 성장을 막았던 정책의 부작용이란 분석도 있다. 약탈가격 정책이 소비자로서는 즐거운 일 같지만, 경쟁자가 소멸한 후에는 살아남은 기업이 공급과 가격을 맘대로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셰셰”하며 당장의 중국발 싼 가격을 반길 일만은 아니다.
문병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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