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오 한 장에 190만원?…명품 대접 받는 아이돌 ‘포카’

황민주 2024. 3. 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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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자이 포카'.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힘든 포토카드를 말한다.

한 아이돌 팬은 "'덕질'을 하면 할수록 좋아하는 가수의 모든 포토카드를 소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수십 장씩 모으게 됐다"며 "비교적 가볍고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 꾸준히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포토카드가 케이팝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너무 고가에 거래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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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포토카드, ‘반포자이·한남더힐’ 등 이름 붙여
밥먹기 전 ‘예절샷’, ‘포꾸’ 문화도 유행
엑스(구 트위터)에 '반포자이', '한남더힐'을 검색했다.

‘반포자이 포카’.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힘든 포토카드를 말한다. 최근 아이돌 팬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가치가 매겨진 아이돌 포토카드를 ‘반포자이’라고 부르고 있다. 비싼 가격 탓에 입주하기 어려운 아파트 이름에 포토카드를 비유한 것이다. ‘한남더힐’, ‘트리마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또 다른 고가 아파트의 이름을 붙인 포토카드도 있다.

‘희소한’ 포토카드일수록 가격은 비싸진다. 아이돌의 친필 사인이 적혀있거나, 유통 개수가 적어 시중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포토카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번개장터에서 그룹 제로베이스원 멤버 장하오의 포토카드가 19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사진에 장하오의 친필 사인이 기재돼 있다는 이유로 가격이 치솟았다.

번개장터 사이트에 '포카판매'를 검색했다. 약 33만개의 판매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번개장터 사이트에 ‘포카판매’를 검색하면 약 33만개의 판매 글을 확인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1000원부터 수십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룹 내 인기 멤버 포토카드는 20만~30만원에 올려둬도 금방 구매자가 나타난다.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음에도 아이돌 팬들이 포토카드를 구매하는 큰 이유는 ‘소장 욕구’ 때문이다. 한 아이돌 팬은 “‘덕질’을 하면 할수록 좋아하는 가수의 모든 포토카드를 소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수십 장씩 모으게 됐다”며 “비교적 가볍고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 꾸준히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토카드 거래로 용돈벌이를 하기도 한다. 팬 사인회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수 앨범을 구매해야하는데, 앨범 안에 무작위로 들어있는 포토카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포토카드 판매 경험이 있는 정시연(22)씨는 “앨범을 샀는데 원하는 멤버의 포토카드가 나오지 않을 때 주로 다시 판매한다”며 “인기 멤버의 포토카드가 나오면 앨범 정가보다 비싸게 팔 수 있어 돈을 번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단순히 포토카드를 사고파는 것을 넘어 포토카드 자체를 활용한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열심히 모은 포토카드로 새로운 취미를 즐기는 것이다. 아이돌 팬들끼리 모여 밥을 먹기 전 포토카드와 함께 음식 사진을 찍는 ‘예절샷’ 문화도 유행이다. 예절샷이란 팬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예절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전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예의를 차린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인스타그램 아이돌 '포꾸' 계정. @dim_bean 인스타그램 캡처


유튜브에 올라온 '포토카드 예쁘게 꾸미기' 영상이 조회수 25만회를 달성했다. '사랑아놀자' 유튜브 영상 캡처

자신이 모은 포토카드를 꾸며 SNS에 올리는 ‘포꾸(포토카드 꾸미기)’도 인기다. 색깔 펜이나 스티커를 활용해 포토카드를 꾸미고 완성본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방식이다. 인스타그램에 ‘포꾸’를 검색하면 약 4만7000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예쁘게 꾸민 포토카드를 모아둔 ‘포꾸’ 전용 계정도 있다. 아이돌 포꾸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김유빈(26)씨는 “퇴근 후 취미생활로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데이터를 쌓다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미묘씨는 “10여년 전 애니메이션 팬들이 피규어를 가지고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수다를 떨던 놀이 문화가 최근 케이팝 팬들 사이에 흡수됐다”며 “팬들끼리 포토카드를 공유하거나 꾸미는 행위들을 통해 표현 욕구를 충족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포토카드가 케이팝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너무 고가에 거래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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