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부상 투혼 발휘해 역전승 일군 양효진
양효진(35·현대건설)이 절친 김연경(36·흥국생명)과의 첫 챔프전 대결에서 웃었다. 목 부상 통증도 이겨낸 투혼이 빛났다.
현대건설은 2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프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18-25, 14-25, 25-20, 25-20, 16-14)로 이겼다. 1차전 승리로 현대건설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현대건설 대들보 양효진은 블로킹 5개 포함 16점을 올리며 모마(37점)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시즌 막바지 목 부상 때문에 힘들어했던 양효진은 경기 뒤 "(정규시즌 종료 이후)일주일 정도는 웨이트트레이닝도 볼 운동도 안 했다. 휴식을 취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1, 2세트에선 다소 저조했던 양효진은 "핑계를 대고 싶지 않은데… '몸이 뭔가 더 떴으면, 떠 빨랐으면' 했는데(그러지 못했다). 앞으로 잘 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물고늘어져 끝내 승리했다. 양효진은 "이렇게까지 안될수가 있나 싶었다. 2세트 끝나고 나서는 힘을 뺐다. 이기고 싶은 마음을 버리고 '계속 해보자. 1차전에서 끝나는 건 아니고 경기 남아있으니까 맞춰보자. 조금이라도 나아가보자'고 했다. 그랬더니 서브도 잘 들어가고, 상대 마크도 잘됐다. 여러 방면에서 조금씩 나아졌다"며 "상대는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거 같다"고 했다.
이번 챔프전은 양효진과 김연경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국가대표 팀에선 10년이나 룸메이트였던 절친이다. 챔프전에서 대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양효진은 "나와 언니의 대결은 아니다. 우리 팀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잘 해왔다. 우리는 팀으로 간다. 내가 너무 부담 가질 필요도 없고. 모두 잘 해서 이긴 거 같다"고 했다.
김연경은 정관장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한 뒤 그날 양효진과 통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시 김연경은 "'개인적으로 팬으로선 언니를 응원한다'면서도 팀으로 봤을 땐 정관장을 응원하는 거 같았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상대가 누구인가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며 "흥국생명은 언니가 있으니까 강하다. 막기도 어렵고, (김)수지 언니도 노련하고 전체적으로 짜임새도 좋다. 흥국생명이 올라와서 좋다는 생각은 안 했다. 다만 (언니를)응원한 건 진심이다. 언니가 열심히 하는 모습 보니까"라고 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선 "경기 할 때는 서로 집중하고, 끝나고 나서는 연락도 한다. 언니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잘하더라. 대단한 선수"라고 감탄했다.
양효진이 챔프전 무대에 선 건 2015~16시즌 이후 8년 만이다. 양효진은 오랜만이라 챔프전에 오는 것도, 정규리그 우승도 좋다. 챔프전 우승 가능성이 있다는 자체가 너무 좋다"며 "어렸을 땐 우승도 했는데 계속 고꾸라졌고, 할 타이밍에 못 하다 보니(아쉬웠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한 번이라도 즐겨보려 했는데, 그러려면 조금 더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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