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교체 선수 5명, 축구 '순수 재미' 커졌다…경기당 3.12골·교체 선수 관여 득점 15% 육박

김희준 기자 2024. 3.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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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교체 선수 5명 규정이 정착되면서 본격적으로 다변화된 용병술 효과가 나오고 있다.


교체 선수 수 증가는 축구계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처럼 보수적으로 교체 선수 3명을 유지하자는 입장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많은 경기 수와 이로 인한 살인적인 일정을 견디기 위해 교체 선수를 5명으로 늘리자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교체 선수가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날 발판을 마련했다. 전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교체 선수 숫자를 늘려 긍정적인 효과를 봤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2022-2023시즌부터 해당 규정을 공식화했다.


지난 시즌에도 교체 선수 수 증가는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왔다. 2022-2023시즌 교체 선수들은 총 207득점에 관여하며 2013-2014시즌 205골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전체 득점 중 교체 선수가 관여한 비율은 12.7%로 2013-2014시즌(12.8%)에 조금 못 미쳤다.


올 시즌은 이미 PL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97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교체 선수들이 219골에 관여했다. 전체 득점 대비 교체 선수가 관여한 득점 비율은 14.3%로 어느 시즌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교체 선수가 5명으로 늘어나면서 보다 공격적인 축구가 펼쳐지고 있다. PL이 38경기 체제로 개편된 1995-1996시즌 이후 지난 28시즌 동안 평균 946골이 나왔고, 이는 경기당 2.49골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 시즌에는 1039골이 나와 경기당 2.73골이 나왔고, 올 시즌에는 현재까지 경기당 3.12골로 매우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유의미한 차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인 4위까지 있는 팀들 중 3팀이 용병술로 큰 재미를 봤다. 리버풀은 교체 선수들이 22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올 시즌 리그 1위에 오른 건 물론 PL 역대 기록인 2011-2012시즌 맨체스터시티의 24 공격포인트도 넘보고 있다. 현재 PL 1위인 아스널은 18 공격포인트로 뉴캐슬유나이티드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고, PL 4위 애스턴빌라는 해당 부문에서도 17 공격포인트로 4위였다.


리버풀은 교체 선수 수 증가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상기했듯 올 시즌에만 교체 선수들이 22골을 합작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교체 선수들로 경기 강도를 능수능란하게 조절한다. 특히 후반 15분 즈음 3명 정도를 동시에 교체하는 전략으로 많은 재미를 봤고, 현재까지 아스널, 맨시티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아스널도 마찬가지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교체 선수들로 18 공격포인트를 벌어들였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아래 차근차근 리빌딩을 통해 선발진은 물론 벤치 자원의 수준도 높인 결과물이다. 물론 아스널은 팀이 지고 있거나 강팀을 상대하는 경우에는 교체 선수를 아끼기도 한다. 리버풀보다는 교체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 아스널과 선두 경쟁을 펼치는 맨시티는 다른 길을 걷는다. 오히려 교체를 아낌으로써 성적을 내는 축구를 한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교체 선수가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날 당시 교체 전술의 신기원을 보여주겠다는 듯한 언급을 했으나, 정작 용병술에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UCL 4강 1차전처럼 교체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최근 리그 10경기 중 맨시티가 교체 선수를 4명 이상 사용한 적은 단 2번이다. 이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특성에 기인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무작정 전진하는 공격 전개보다 상황에 알맞게 타이밍을 잡는 '파우사(pausa)'를 중시한다. 오래 전부터 나온 개념이지만 맨시티는 모든 선수들이 파우사를 극한으로 활용하게끔 한다. 또한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3-2-4-1 전형을 통해 공수 전환 과정에서 모든 포지션에 극도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선수단이 두텁지 않아 적극적으로 체력 회복 체계를 가동하면서 적은 교체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옵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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