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 언니' 꼬리표 뗐다…'학폭 공주'로 증명한 배우 장다아
첫술에 배가 불렀다. ‘연기 초짜’의 우려를 말끔히 씻는 열연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고, 스스로 ‘장원영(아이돌그룹 아이브 멤버) 언니’라는 꼬리표를 떼는데 성공했다.
데뷔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으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잡은 배우 장다아(22·장진영) 얘기다. 드라마는 한 달에 한 번 비밀 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의 서열 전쟁을 그렸다. 장다아는 극중 학교폭력 주동자인 재벌3세 백하린으로 분해, 사이코패스 성격의 공주 캐릭터에 녹아들었다는 호평을 얻었다.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장다아는 “재미있게 연기했는데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아 감사했다. 한편으로는 많이 부족한 모습이 보여 다음엔 더 좋은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용학도에서 배우로 전향
장다아는 지난해 방영된 아큐브 광고를 통해 장원영 언니로 주목 받았다. 데뷔 전까진 예원학교, 서울예고 무용과(한국무용 전공)를 거쳐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입학하고 무용 외길을 걸어왔다. 연기를 시작한 것은 대학에 입학한 후다.
연기에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나.
“중학교 때부터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 SBS)를 반복해서 보고 연기를 따라하면서 점점 배우의 꿈이 확고해졌다. 대학교에 들어간 후 연기를 준비해 오디션을 봤다.”
‘장원영 언니’ 수식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처음엔 장원영 언니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했으나, 내 뜻과는 상관없이 따라올 수 있는 부분으로 받아들였다. 시간이 흐르면 차츰 없어지리라 생각한다.”
예명을 쓰는 이유가 있나.
“배우 꿈을 가지기 전부터 중성적인 이름이라 개명을 원했다. 배우로 데뷔하면서 예명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많을 다(多)에 흰빛 아(皒)로 직접 지었다. 발음하기 부드러워 마음에 쏙 든다.”
자매가 연예인이 된 것에 가족들 반응은.
“모두 응원해줬다. 우연의 일치로 연예계 생활이란 공통점이 생겼고, 부모님도 각자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에 신기하다고 했다. 동생의 피드백은 따로 없었다. 우린 현실 자매라서 각자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무용을 한 것이 연기에도 도움이 됐나.
“몸을 쓰는 장면에선 큰 도움이 됐다. 극중 백하린이 무용하는 장면이 있어, 특기를 살려 안무를 넣어보기도 했다. 지금은 연기가 재미있고 애착이 많이 가서 조금 더 일찍 연기를 시작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는 수식어는 '대체불가 배우'
장다아는 두 번의 오디션을 거쳐 ‘피라미드 게임’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어떤 캐릭터든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더니, 선물처럼 기회가 찾아 왔단다. 장다아는 캐스팅 이후 한 달 반 동안 치열하게 백하린을 탐구했다. 촬영을 하는 중에도 연출자를 수시로 찾아가 백하린의 감정을 완벽하게 이해하려 했다. 시청자들 호평이 가장 많았던 ‘분노에 찬 백하린이 눈을 파들파들 떠는 장면’도 준비된 연기였다.
데뷔작부터 주연이라 부담감은 없었나.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연기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 백하린이란 인물을 많이 분석했고 나름 치열하게 준비했다. 한 장면이라도 버전 여러 개를 준비해갔다. 흡연 연기를 위해 라이터에 익숙해지려고 매일 쥐고 다니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박소연 감독의 섬세한 피드백이 도움이 많이 됐다.”
백하린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백하린의 사이코 같은 면이 순간의 감정으로 보여졌으면 했다. 오버해서 표현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절제와 여유를 공부했다. 그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흥미로웠다. ‘도망쳐, 지금이야’ 같은 대사를 할 땐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백하린 덕분에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성격은 백하린과 얼마나 닮았나.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단단함을 유지하는 모습, 머릿속으로 1부터 10까지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모습이 비슷하다.”
연기 호평이 많은데 신인상을 기대하는지.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 첫 작품에서 상을 받기엔 과분하다. 그렇지만 기회가 온다면 너무나 영광일 것 같다.”
연기 외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힐 생각은.
“아직은 관심사가 연기 하나다. 앞으로도 드라마나 영화로 인사 드리고 싶다. 동생(장원영)과의 댄스 챌린지 같은 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음악방송 MC와 같은 제안은 아직 받아보지 못해 깊이 생각한 적은 없다.”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다음이 예상 안 되는 배우’, ‘대체할 수 없는 배우’ 이런 타이틀이면 좋겠다. 가장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미흡하거나 과해 연기가 억지스럽지 않도록 계속해서 경계하고 노력하겠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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