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K리그 '현폼 1위' 송민규 "아직 덜 터졌다 생각... 제 꿈은 PL"

윤효용 기자 2024. 3. 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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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봉동] 윤효용 기자= 전북현대 공격수 송민규가 이번 시즌 '현폼 원탑'이라는 평가를 부인했다. 지나친 겸손이 아닌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이 남았다'는 자신감이었다. 


1999년생인 송민규는 한때 K리그 최고의 유망주였다. 2018년 포항스틸러스에서 데뷔한 뒤 프로 3년차인 2020년, 리그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가 됐다. 리그와 FA컵을 포함해 30경기에서 11골 7도움을 기록하며 영플레이어상을 차지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특유의 리듬감 있는 플레이는 '슈퍼 크랙'으로 불리기 충분했다.


이번 시즌 송민규는 2020년을 연상케 한다. 지난 시즌 7골 3도움으로 전북 이적 후 3년 만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송민규는 올 시즌 초반에도 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리그 개막전부터 안현범의 동점골을 도우며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고, 아시안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포항, 울산HD를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울산전 패배로 대회 8강 탈락이라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송민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다.


그러나 송민규가 생각하는 '최고의 모습'은 아니다. 보여주고 싶은 게 아직 한참 남았다. 14일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송민규는 이번 시즌 활약에 대해 "저는 아직 '덜' 터졌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껍질을 벗겨내려고 발악하고 있다"라며 달라진 마음가짐과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을 전했다.


-시즌 준비는 어떻게 했나.


프리시즌 때부터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작년에 무관으로 시즌을 끝내서 아쉬움 마음이 굉장히 크다. 올해는 다시 우승컵을 들고 와야겠다라는 목표 하나로 준비했다. 


-프리시즌 때 수염을 길렀는데?


프리시즌 때 저희는 두바이에 있었고, 만날 사람도 없었다. 그냥 한 번 다른 스타일을 해보고 싶어서 수염을 안 깎고 한참 길러봤다. 수염이 풍성하게 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멋있다', '스타일리쉬하다'고 생각을 해왔다. 저도 한 번 따라해 보고 싶어서 해봤는데 잘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수염은 많이 나는데, 촘촘하게 나는 스타일은 아니다.


송민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수염 말고 해보고 싶고 싶은 스타일은?


머리를 요즘 기르고 있다. 한 번 길러볼 수 있을 때까지 쭉 길러보려고 한다. (조규성 정도까지?) 규성이형 머리 스타일까지는 못 기르겠다. 그래도 한 번 기를 수 있을 때까지는 길러보려고 한다. 어차피 머리를 한 번 싹 밀어야 된다. 밀기 전에 한 번 길러보자 해서 기르고 있다. 예전에는 항상 거지존을 못 피하고 잘랐다.


-휴가 때 다녀온 유럽 여행은 어땠나.


유럽 쪽을 여행으로는 처음 가봤다. 전북에서 스페인 전지훈련은 가봤는데, 여행으로는 처음이었다. 여행도 훈련이더라. 그래도 제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건 여행의 묘미였다.


-제일 좋았던 곳은?


축구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파리생제르맹 경기를 봤는데 새로웠다. 강인이는 거기서도 정말 잘하더라. 포르투갈 비티냐도 미드필드에서 기가 막히게 한다. 키도 작은데 볼을 절대 안 뺏긴다. 어떻게 저런 플레이가 나올까 감탄을 하면서 봤다.


-이강인과 친분은 아시안게임 때부터인가?


예전부터 있었다. 도쿄올림픽도 같이 했고, 대표팀도 있어서 친분이 있다.


-아시안게임은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지금 마음과 다르지 않다. 무조건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가짐 하나로 항상 축구를 한다. 그때는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차이는?


많이 다르다. 그래도 올림픽은 유럽 선수들과 같이 하는 대회이고, 아시안게임은 아시안 선수들과 하는 대회다. 올림픽이 조금 더 어렵다, 힘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분은 어땠나?


전북에서 리그와 FA컵 우승을 해 봤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우승과 금메달은 느낌이 달랐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대회에서 금메달이라는 값진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 무엇보다 기뻤던 것 같다.


송민규(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폼이 확 올라온 거 같다. 올 시즌에는 확 터지는 느낌인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저는 아직 덜 터졌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껍질을 벗겨내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북에서 우승도 해 봤지만, 전북이라는 팀은 항상 우승을 해야 하는 곳이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아픔도 있었는데, 그 아픔이 크게 좀 다가와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다시 우승컵을 들고 와야겠다라는 의지와 마음가짐이 있다. 올 시즌은 꼭 우승을 해야겠다는 각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요즘 경기력에 영향을 조금이나마 끼치는 거 같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투지가 남다른 게 그런 각오 때문인가?


지는 걸 좋아하는 선수는 없다. 이기고 싶은 마음에 그런 행동들과 투지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도 영향을 끼쳤다.


-이번 시즌 포지션 변화는 감독님과 상의 후 나온 건가.


감독님은 양쪽 윙에 빠른 선수들을 선호하시는 편이다. 저는 하프 스페이스에서 움직이면서 공 받는 걸 좋아한다. 감독님께서 이런 걸 캐치하시고 지금 포지션에 세운 거 같다.


-이 포지션에서 뛴 경험이 있나?


어색하지는 않다. 그 자리에 섰던 경험들이 있고 안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복잡한 상황들이 많이 나오긴 하는데, 그런 걸 풀어 나갔을 때 오는 성취감이 굉장히 크다.


-측면에서 드리블 vs 중간에서 탈압박. 어느 게 더 어렵나.


둘 다 어렵다. 사실 탈압박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상황에 저절로 나오는 거다. 저도 깜짝 놀란다. 몸이 반응을 하는 거다. 물론 생각을 해서 탈압박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3개 중 2개는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스스로도 놀란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부터 유튜브로 탈압박 영상을 많이 봤다.


-송민규 스페셜도 있지 않나.


많이 보긴 한다(웃음). 영상 보면서 '저때는 저거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하라고 해도 못할 거 같다. 그러나 막상 경기장 들어가면 또 몸이 반응한다.


송민규(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본인 영상을 자주 보는 편인가. 다시 자신감을 찾기 위한 건가?


하루에 한 번씩은 무조건 본다. 전북에서 힘들 때 포항 시절 영상들을 많이 봤다.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했고, 왜 잘했을까. 여기서는 이렇게 했는데 왜 안 될까 그런 걸 생각하면서 본다.


-올 시즌 플레이에 비해 결과나 나오지 않는다. 울산과 2차전 끝나고는 우는 모습도 보였는데.


사실 많이 분했고 화도 났다. 저희가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경기에서 패배라는 결과를 갖고 왔다. 아쉬움이 많이 크다. 특정 선수가 잘못했다고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울산과) 1차전 1-0 상황에서 우리가 한 골을 내주지 않았다면 더 수월하게 갈 수 있지 않았을까. 2차전에서도 실점 전 나온 찬스 1, 2개 정도를 해결했으면 경기를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지 않았을까. 항상 경기 끝나고 그런 아쉬움이 남아서 답답한 마음이다. 


-경기력이 올라오는 건 선수들끼리 공감하나.


경기력보다는 경기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가짐, 각오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이 정도 하면 되겠지'가 아니라 이게 아니면 '진짜 죽는다'라는 생각으로 항상 경기에 임한다. 그렇게 임하는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서 더 속상하고 분하다. 


-일부 팬들은 '송민규 유럽가라'라는 이야기도 한다. 유럽 진출에 대한 욕심은?


욕심은 당연히 난다. 선수라면 해외에서 뛰는 꿈을 항상 꾸고 있고, 그 꿈을 아직 버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제 나이도 이제 중고참에 속한다.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 경기가 진심이고, 이 경기들을 통해 미래가 바뀐다고 생각한다. 나가고 싶다고 해서 나가는 것도 아니다. 구단과 상의도 잘해야 한다. 꾸준히 계속 도전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국으로 간 백승호와 연락은 자주 하는 편인가.


승호 형이랑은 자주 연락하는 편이다. 서로 안부도 묻고, 외국생활에 대해 이야기도 한다. 승호 형이 조언을 해주신다. 저를 유럽으로 오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제가 '형, 신경 좀 써줘, 버밍엄시티 갔으면 이야기 좀 해줘'라고 농담식으로 이야기하면 승호 형도 '다 이야기해놨어'라고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연락은 없다.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리그는?


리그를 따지기는 좀 그렇다. 너무 떨어진 유럽이 아니라면 그래도 도전을 해야 되지 않을까. (어릴 때 목표는?) 지금도 항상 꿈은 프리미어리그다. 목표를 향해서 지금도 노력 중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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