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마라톤 시즌, 무릎 아픈데 뛰어도 될까요? [관절이 건강 해야 마음도 편안하다]

헬스조선 편집팀 2024. 3. 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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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라톤 대회인 서울마라톤이 개최되었다. 추운 겨울 한파가 지나가고 비교적 따뜻해진 날씨에 본격적인 마라톤 시즌을 알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전문 선수들은 물론 3만 5000여 명이 넘는 일반인 러너들이 참여하여 대회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마라톤 대회를 위해 작년부터 준비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몇 개월에 걸쳐 기량을 키워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 기간 혹은 마라톤 당일에 러너를 괴롭히는 것은 막바지 식이조절이나 금주, 금연이 아닌 바로 부상이다. 특히 뛸 때 직접적으로 통증이 발생하기 쉬운 무릎 통증을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뛰어도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달리기 동작은 생활 중 누구나 쉽게 하는 동작이기 때문일까. 달리면서 부상이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드물다.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무리하면서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달릴 때 동작을 찬찬히 뜯어보면 단순히 빨리 걷는 것이 아니라 점프와 착지가 계속 연결되는 동작을 한다. 이 과정에서 몸무게의 최소 3~4배에 달하는 충격이 무릎에 전달된다. 특별히 무릎을 다친 기억이 없더라도 무릎이나 발목, 발바닥 등 하지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막 뛰기 시작해서 몸이 적응하는 과정이겠거니 했는데 무릎 통증이 점점 악화한다면 어떤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할까?

무릎은 커다란 뼈가 서로 만나는 관절인 만큼, 관절 자체가 차지하는 공간도 크다. 중요한 구조물들이 내부에 자리하고 있으며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무릎이 굽혔다 펴지는 동작을 만들어준다. 구성하고 있는 뼈, 연골, 근육, 인대, 힘줄 등 다양한 곳에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 양상도 앞이나 뒤, 측면, 위아래같이 보다 명확한 지점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많은 부위 중에서 유독 무릎 앞쪽에서 통증이 집중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슬개대퇴증후군이다.

슬개대퇴증후군은 ‘증후군’인 만큼 무릎을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있어 진단과 치료가 어떻게 보면 껄끄러운 질환 중 하나이다. 슬개대퇴증후군 외에도 전방의 슬관절 통증을 일으키는 슬개건염, 대퇴사두건염, 연골 손상, 퇴행성 관절염, 슬개골 습관성 탈구 등 많은 질환이 있다. 모두가 각기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향도 다르다. 

슬개대퇴증후군의 경우 관절 자체 혹은 인접한 연부조직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포괄하여 말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슬개골 주변의 힘줄, 슬개골 지방패드, 활액 조직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이 있다.

러너에서 슬개대퇴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는 아무래도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다. 슬개골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나 슬개골과 아래 있는 활차부 사이의 압력 증가, 혹은 무릎 관절의 밸런스가 무너져 아픈 경우도 있다. 또한 고관절과 발목으로 이어지는 하지의 정렬이 무너져 무릎에 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단 진단을 확실히 하기 위해선 ‘소거법’으로 여러 질환을 제외해 나가는 게 좋다. 슬개건염, 장경인대증후군, 거위발건염, 연골손상, 관절염, 탈구 등 원인이 명확한 질환들이 발견되면 해당 질환 치료에 힘쓰면 된다.

엑스레이나 MRI를 살펴봐도 물리적인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라면 역설적으로 ‘운동치료’가 해답이 될 수 있다. 운동을 하다 아프게 된 무릎을 운동으로 치료해야 한다니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핵심은 부위 및 강도 조절에 있다. 허벅지의 대퇴사두근은 물론 엉덩이 쪽의 중둔근 같이 활성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근육들까지 단련이 필요하다. 슬개대퇴 관절이 항상성을 유지하고 외부 스트레스에 견딜 수 있도록 무릎 주변의 운동사슬로 연결된 고관절과 발목까지 함께 강화해야 무릎의 부담을 효과적으로 덜어줄 수 있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통증 개선은 물론 무릎 기능을 끌어올려 슬개대퇴증후군에서 벗어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운동 중 통증이 심해진다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보조기, 테이핑 같은 치료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영하를 기록하던 날씨가 이제 제법 풀렸다. 3월 중순부터 굵직한 마라톤 대회도 시작하고, 꽃놀이를 위해 등산 등 나들이 행렬이 제법 길어질 것 같다. 봄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내 무릎에서 없던 통증이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건강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나 젊은 환자들의 경우 ‘질환’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악화한 뒤 진료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통증은 오래 방치하지 말고 무릎 전문의사의 진찰 및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기고자: 인본병원 빈성일 명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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