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도박 스캔들, 끝이 아니다"…美 언론 제기한 의문점들
미국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도박 사실을 몰랐다며 불법 도박 연루설을 일축한 가운데 추가 도박 스캔들이 터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홈페이지에 ‘오타니 쇼헤이의 도박 스캔들은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기고문을 작성한 작가 키스 오브라이언은 당초 미즈하라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450만 달러의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고 말했다가 번복한 것을 언급하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스캔들의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과가 어떻든 미즈하라가 야구가 아닌 축구 등에 돈을 건 것은 사실”이라며 “당대 최고 야구 스타가 수백만 달러의 불법 도박과 송금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됐다는 의혹은 야구계에 있어 악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선수와 메이저리그 라커룸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미즈하라)이 450만 달러의 도박 빚을 질 수 있다면 그 이면에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26일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 조 폼플리아노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의문점이 남는다고 적었다.
그가 제기한 의혹은 두 가지다. 어떻게 오타니의 통역사인 미즈하라잇페이가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몇 달에 걸쳐 거액의 돈이 빠져나가는 사실을 어떻게 오타니 본인이 몰랐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전까진 그 무엇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폼플리아노는 오타니의 불법 도박 연루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의문점을 제기해 왔다.
앞서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내가 믿은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고 충격적이다. 지금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 또, 나와 계속 소통해왔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제 올 시즌이 개막하는 만큼 이 문제는 앞으로 변호사들이 처리할 것이다. 나는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쏠린 이날 기자회견은 다저스와 LA 에인절스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열렸다. 질의응답은 없었고, 오타니가 미리 준비한 원고를 12분간 읽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통역은 일본 태생의 윌 아이레턴이 맡았다. 별도의 질문을 받지 않았고 사진 촬영 역시 금지됐다.
오타니의 해명에 미국 언론은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야후스포츠는 “MLB 선수의 계좌에서 450만 달러가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느냐”며 “미즈하라의 절도가 사실이라면 송금 사실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보도했다.
포브스도 오타니의 연루 가능성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포브스는 24일(현지시각) ‘오타니가 왜 도박 스캔들에서 결백하기 힘든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만약 오타니가 450만 달러 송금 사실을 몰랐다면 미즈하라는 사기와 신분 도용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오타니의 개인 정보 문서를 훔치거나 위조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거액을 타인의 계좌에서 몇 달 동안 본인도 모르게 송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자회견에서 언급되지 않은 문제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그리고 오타니가 송금에 대한 알림을 받지 못했는지”라며 “거액임을 감안할 때 은행은 분명 알림을 띄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나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할 경우 1년 동안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7년 이상 오타니의 통역사이자 친구로 지내왔다. 하지만 불법 도박을 하고 오타니의 돈을 절도했다는 혐의로 지난 21일 서울시리즈 1차전 뒤 LA 다저스 구단에서 해고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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