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도 킬러문항 없지만 “변별력 유지”…“비공개 사설 문제지까지 검토”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오는 11월 14일 치러지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수능출제점검위원회를 신설해 출제 직전까지 사교육 업체의 비공개·온라인 시험 문제를 검토·배제할 방침이다.
“의대 증원·N수생 증가…수능 중요성 더 높아져”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과 교육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 및 2025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대책에 따라 킬러 문항 출제를 철저히 배제하면서도 적정 변별력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킬러 문항과 난이도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했는데, 킬러 문항 배제가 난이도 하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취지다. 평가원이 정의하는 킬러 문항은 공교육을 넘어 별도 사교육을 받아야 풀 수 있는 문항이다.
평가원은 지난해에도 수능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킬러문항 배제’를 언급했는데, 2024학년도 수능은 국어·수학·영어 모두 어려웠던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힌다. 김미영 평가원 수능시험본부장은 “매년 재학생들의 6월, 9월 모의평가 성적을 분석하고 졸업생 응시 인원을 파악해서 학력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한 다음에 출제하고 있다”며 “올해도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입시업계에선 2025학년도 대입 관련 이슈가 많은 만큼, 수험생의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 선발로 인한 학과별 모집정원 변화, 의대 모집 정원 확대에 따른 합격선 변동, 반수생 유입 등 수험생 입장에선 그 어느 해보다도 불확실성이 큰 입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능 최저 반영 전형이 늘어나 수능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며 “재학생의 경우 평소 내신 준비와 더불어 틈틈이 수능 준비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EBS 연계율 50% 수준…6월 4일, 9월 4일 모평 실시
2022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체제는 올해에도 이어진다. 국어·수학·직업탐구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으로 치른다. 국어는 공통과목인 독서·문학 외에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한다. 수학은 수학Ⅰ·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하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사회·과학탐구는 17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올해도 수능에 앞서 6월 4일, 9월 4일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실시한다. 수능 성적 통지일은 12월 6일이다.
수능 이후 이의신청 ‘사교육 연관성’도 심사 대상 추가
수능출제점검위원회는 수능 출제 문항 중에 사교육업체 문항과 유사성이 있는지 판단해 걸러내는 것은 물론, ‘킬러문항’이 있는지 검토해 배제하는 역할도 한다. 오는 9월 모의평가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사교육업체 학습지가 점점 더 소수의 폐쇄적 내부 거래로 이뤄진다는 지적을 고려해 비공개·온라인으로 공유되는 사교육업체의 학습지도 검증 대상에 포함된다. 김미영 본부장은 “교육부와 협조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입수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능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지금까지 수능 이의신청 심사는 정답이나 문항에 오류가 있을 때만 이뤄졌다. 2025학년도 수능부터는 ‘사교육 연관성’도 이의신청 기준에 추가된다. 현직교사로 이뤄진 수능 평가자문위원회가 신설돼 문항의 사교육 연관성, 공정성 여부를 심사한다. 이 외에도 수능 출제진의 사교육 참여·홍보 등을 원천 배제하고 상시 모니터링 및 신고 접수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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