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너 코틸리언의 마켓 나우] 광물 부족 시대에 맘껏 못 웃는 자원부국들
2030년쯤 되면 ‘에너지 전환’, 즉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제를 바꾸는데 필수적인 주요 광물들의 세계적인 공급난이 시작될 것이다. 각국 정부는 니켈·코발트·구리·리튬과 희토류 금속의 안정적인 국내 생산과 공급 확보를 위한 정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 특히 호주와 중국은 주요 광물 생산국이며 가공 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자원 부국들은 매장량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시도할 것이며, 이는 규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다. 각국은 경제·산업 개발 전략을 주요 광물 확보를 둘러싼 경쟁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몽골과 같이 광물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기술 전문성·인프라·자본이 부족한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그리고 미국의 동맹국들) 양쪽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광물 부국들은 국내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광산법과 규제를 개정하는 쪽으로 산업정책을 펼칠 수 있다. 개정 내용에는 광업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분 증대, 로열티 지급액 증액, 가치 창출 과정에서 수익 극대화를 이루기 위한 조치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수출 제한, 세제 변경, 정부계약 조항의 변경 등이 더욱 널리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광물의 리쇼어링(reshoring, 자국으로 생산 시설 이전)과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우방국으로 생산 시절 이전)은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 가공된 광물에 대한 기존 공급 계약 체계는 점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주요 광물의 채굴과 정련은 환경 부담이 크며 상당한 양의 폐기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높은 환경 비용은 생산 증대를 제한할 것이며, 지난해 9월 몽골 서부의 희토류 탐사에 대한 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지역 사회의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인도는 잠무 카슈미르 지역에서 주요 광물을 조달하려고 하지만, 안보 위험과 지역 정치권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반면 중국의 주요 광물 가공 산업은 산업 능력이 미흡하거나 환경 규제가 엄격한 국가들에 매력적이다.
주요 광물의 리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 전략은 개발도상국의 성장 기회를 제한한다. 점점 기세를 올리고 있는 보호주의 규제 등은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무역관계 확대가 가져올 이익을 억제할 것이다. 또 풍부한 자원을 경제성장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싶어하지만, 미국과 중국 중 한쪽하고만 연계하도록 강요받는 경우 이익이 줄어든다. 세계 시장의 분열로 인한 자본유입 감소와 기술확산 지연은 경제 발전을 더욱 저해할 것이다.
해너 코틸리언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아태 시니어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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