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네덜란드 총리 만나 "공급망 차단은 분열과 대립 초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회동에서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만들고, 산업과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립을 초래할 뿐"이라며 "진정으로 안전한 세상은 깊은 통합과 상호의존의 세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을 실무방문하고 있는 뤼터 총리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시 주석의 발언은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를 향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반도체 견제에 동참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어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은 출구가 없다"며 개방적 협력만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은 발전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으며 그 어떤 세력도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진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이 첨단기술의 대중 수출을 통제해도 과학기술 자립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과 네덜란드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안정적이고 빠르게 발전해 각 분야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중국은 네덜란드로부터 고품질(첨단) 제품 수입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협력을 희망했다.
이어 그는 양국은 농업, 수리, 에너지 등 분야의 전통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인공지능, 녹색 전환, 실버산업 등 분야의 협력 잠재력도 활용해 나가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이에 대해 뤼터 총리는 "디커플링은 네덜란드 정부의 정책적 옵션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의 발전 이익에 해를 끼치는 모든 조치는 자신의 이익도 해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덜란드는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며 "중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지속해서 심화시키고 인적 교류, 경제·무역, 탄소 배출 감소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했다.
뤼터 총리는 중국이 작년 12월 1일부터 네덜란드에 대해 1년간 시범적으로 최대 15일간 비자 면제 조처를 한 데 대해서도 감사를 표시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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