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부처 간 벽 허무는 정부, 조달기업 더 큰 성장 돕는다

전희진 2024. 3. 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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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체계 통합, 원스톱 서비스 제공
수출 선도형 제품 시범 구매 확대
우수 창업 기업 우대 정책 펼치기도
지난 22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G-PASS 기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PASS 기업은 국내 조달시장에서 기술력·품질이 검증돼 해외조달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범정부 지원책이 강화되면 G-PASS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될 전망이다. 조달청 제공


공공조달은 국내 경제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원동력이다. 그 중심에는 혁신 기술 개발에 성공한 우수 중소·벤처기업이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혁신 조달기업은 성장 시기마다 단계별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각 부처에 산재한 기업 지원책들이 부처간 칸막이를 넘지 못해 그동안 정책간 시너지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혁신 조달기업의 더 큰 성장을 위해 정부는 부처간 허들을 과감하게 허물기로 했다.

성장부터 해외진출까지 ‘원스톱’

국내 조달시장의 규모는 연간 196조원이다. 공공조달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는 57만여개고 수요기관은 7만여곳에 달한다. 공공조달 시장에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은 기업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각 부처도 역할과 목표에 따라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해 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판로확대와 R&D 등을 지원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기술인증 등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 R&D 및 기술사업화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업무의 특성이 모두 다르고 부처간 칸막이가 높은 탓에 지원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기업들 역시 정부가 제공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모르거나, 각각의 프로그램에 별도로 지원하고 동일한 절차를 중복해서 검증받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범부처 협업을 통한 혁신적 조달기업 성장 지원방안’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공공조달이 중심이 돼 각 부처·기관의 지원 시스템을 통합하고 이를 기업들에게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혁신적 조달기업이 성장하려면 해외수출 촉진, 혁신·기술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 등이 필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판로 확대뿐 아니라 금융·마케팅·인력 등을 기업에 한꺼번에 제공하고, 각 부처의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급자 중심이었던 기존의 서비스는 수요자 중심으로 보완한다.

부처간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종 정책은 범정부 차원에서 관리한다. 기술력·혁신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정부의 원스톱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실적 확보가 해외시장 진출 관건

혁신기업이 성장하려면 공공판로가 더 효율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조달청은 단가계약을 확대하는 등 계약방식을 기존보다 유연하게 전환하고, 13개 부처의 혁신제품 신청 정보를 혁신장터와 연계해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판로는 더욱 다양해진다. 조달청 나라장터 엑스포 등 조달 관련 행사를 비롯해 정부 부처에서 주관하는 공공전시회에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민간판로의 경우 중소기업 전용 판로채널 입점 시 우대, TV·라디오 방송광고 제작비 지원 등을 통해 확대하기로 했다. 대출금리 및 수수료 우대, 보증수수료 할인 등 금융·투자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조달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은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마중물이다. 조달청은 수출 유망 혁신제품의 해외실증·인증을 확대하는 한편 범부처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의 해외조달시장 진출을 촉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해외 공공기관에게 혁신제품 사용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은 수출 초기실적(트랙 레코드)을 확보하는 ‘수출선도형 시범구매’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해외 시장이 트랙 레코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긴급구호, 개도국 개발협력(ODA)에 혁신제품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실제로 A업체가 제작한 혁신제품인 스마트소화기는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ODA로 제공됐으며, B사가 만든 저부식성 친환경 제설제는 캐나다·미국 등에서의 해외실증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조달청은 이밖에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이 공공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각 부처가 지정한 우수 창업·벤처기업이 벤처나라에 등록할 때 우대하고, 바이오·소부장 등 기술기업이 혁신제품 시장에 진입할 때 보다 간소화된 요건을 적용하기로 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신성장전략 TF를 구성해 각종 제도개선을 총괄·관리하고, ‘혁신제품 지원센터’를 통해 기업수요에 맞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선도하는 조달기업 육성할 것”
임기근 조달청장


임기근(사진) 조달청장은 2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처간 협업을 바탕으로 조달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성공모델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이번 지원방안이 국내 혁신 조달기업들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현장에서 혁신적 조달기업 육성사업과 각 부처의 기업지원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공공조달이 각 부처·기관의 지원 시스템을 활용하고, 기업들에게 정보를 일괄 제공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취임 당시부터 현장·속도·체감·행동 등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임 청장은 이번 정책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특히 기술력을 갖추고도 판로를 찾지 못하는 초기 기업들에게는 '공공조달길잡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임 청장은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정보가 부족해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업들에게 공공조달길잡이가 성장의 사다리가 될 것"이라며 "초기 기업들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혁신기업들이 기술을 제품화한 이후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관련 실적을 확보하는 것이다. 임 청장은 공공에서 초기 실적을 만들어주면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혁신조달은 국내에서의 실적을 만들어주는데 주력했다. 이번 지원 방안이 실현되면 ODA나 해외실증 등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적을 갖게 된다"며 "초기 실적을 공공에서 만들어주면 기업들이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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