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함량 담배, 사실 순하지 않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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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담배보다 니코틴 또는 타르의 함량이 낮은 '저함량 담배'는 '순하고 건강에 덜 해롭다는 점'을 내세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저함량 담배의 가장 큰 문제는 표기된 타르와 니코틴 수치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에서 시행하는 담배 유해 성분 측정법은 'ISO3308' 방식으로, 자동 흡연 장치가 담배 연기를 빨아들여 니코틴과 타르 함량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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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함량 담배의 가장 큰 문제는 표기된 타르와 니코틴 수치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에서 시행하는 담배 유해 성분 측정법은 ‘ISO3308’ 방식으로, 자동 흡연 장치가 담배 연기를 빨아들여 니코틴과 타르 함량을 측정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흡연자의 실제 흡연 습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 천공은 기계가 담배 연기를 흡입할 때 외부 공기를 함께 유입해 농도가 희석되도록 담배 필터에 뚫어 놓은 촘촘한 구멍이다. 흡연자들은 평소 손가락이나 입으로 천공을 막고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아 담배 연기 속 유해 성분이 그대로 체내에 흡수된다. 하지만 현재의 측정 방식은 흡연 장치가 담배 연기를 빨아들일 때 필터의 천공을 막지 않는다. 당연히 측정 과정에서 외부 공기가 담배 연기에 섞여 유해 성분의 양이 과소 측정되고, 흡연자의 흡연 습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실제로 국립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저함량(0.1mg) 담배의 천공을 막고 타르 성분을 다시 측정한 결과, 표시된 수치의 최대 95배(9.5mg)의 타르가 검출됐다.
또 담배는 중독성이 강해 흡연자들은 일정량의 니코틴을 흡수해야 만족한다. 저함량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니코틴을 채우기 위한 보상 행동으로 더 많은 담배를 피우게 되고, 연기도 더욱 깊게 들이마시게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저타르 담배를 피워본 적 있는 흡연자를 조사한 결과, 일반 담배보다 더 세게 혹은 깊이 흡입한다(59%)‘거나 ‘일반 담배보다 더 자주 피우게 된다(58%)’고 답한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
단순히 타르·니코틴 함량이 낮다고 해서 건강에 덜 해롭다고 보기도 어렵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담배에는 4000여 가지의 화학물질과 70종이 넘는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독일과 호주 등의 나라에서는 20~40여 개의 담배 유해 성분을 공개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타르, 니코틴 등 유해 성분 8종만을 담뱃갑 포장지에 표기해 왔다. 표기된 몇몇 성분들의 함량만으로는 온전히 담배의 유해성을 판단할 수 없고, 저함량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롭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다행히 담배에 들어 있는 성분을 대중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담배유해성관리법’이 내년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타르·니코틴 함량과 별개로 흡연은 그 자체로 건강에 해롭다. 저함량 담배를 피우기 보다는 금연 보조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담배를 아예 끊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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