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더 했는데” 20㎏십자가 지고 10㎞ ‘뚜벅뚜벅’

박용미 2024. 3. 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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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날씨에도 땀이 흐르고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부활절을 앞둔 27일 예수님의 고난을 체험하려는 이들이 십자가를 지고 부활을 묵상하며 길을 걸었다.

김씨는 "예수님께서 이보다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그 언덕을 어떻게 오르셨나 싶다"며 "성경을 통해 읽고 상상만 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우리를 이만큼 사랑하셨고 이렇게 하나님께 순종하셨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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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에 재현된 ‘십자가의 길’ “걸음마다 감사와 감격”
워십퍼스무브먼트 경기도 김포에서 ‘크로스 로드’ 열고
십자가 나눠 지며 예수님 고난 묵상
워십퍼스무브먼트가 주최한 '크로스 로드' 참가자들이 27일 경기도 김포 일대에서 십자가를 지고 걸으며 예수님 고난을 묵상하고 있다. 김포=신석현 포토그래퍼

선선한 날씨에도 땀이 흐르고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골고다 언덕에 비교할 바가 아닌데도 한 걸음씩 내딛을수록 다리는 천근만근이었다. 부활절을 앞둔 27일 예수님의 고난을 체험하려는 이들이 십자가를 지고 부활을 묵상하며 길을 걸었다. 문화선교단체 워십퍼스무브먼트(대표 주찬영 전도사)가 경기도 김포 일대에서 개최한 ‘크로스 로드’ 현장이다.

출발지는 언더우드 기념비가 있는 걸포중앙공원이었다. 걸포중앙공원은 언더우드 선교사가 1894년 김포 지역 최초의 교회인 김포읍교회를 세운 곳이다. 40여명의 참가자들은 한강중앙공원 한강호수공원 등을 거쳐 목적지인 구래동 광장까지 약 10㎞ 거리를 십자가를 번갈아 지며 걸었다. 십자가를 지지 않을 때도 찬송을 부르거나 조용히 묵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구간마다 ‘찬양의 길’ ‘은혜의 길’ ‘침묵의 길’ ‘연합의 길’로 명명해 의미를 뒀다.

이날 참가자들이 지고 간 십자가는 2m 길이에 무게는 20㎏에 달했다. 십자가를 지고 10여분간 걸은 김희찬(20·서울신대)씨는 “처음엔 걸을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깨가 뻐근하고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예수님께서 이보다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그 언덕을 어떻게 오르셨나 싶다”며 “성경을 통해 읽고 상상만 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우리를 이만큼 사랑하셨고 이렇게 하나님께 순종하셨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가자 중 최연장자인 박문수(77) 권사는 맨 뒤에서 행렬을 따라왔다. 다리가 불편해 일행과 멀리 뒤떨어질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3분의 1지점까지 완주했다. 박 권사는 “내가 조금만 더 건강했어도 십자가를 함께 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며 “천천히 걸으면서 고통 속에 계셨던 예수님 생각을 했더니 눈물이 났다. 앞으로 자녀와 이웃들에게 본이 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말했다.

워십퍼스무브먼트가 주최한 '크로스 로드' 참가자들이 27일 경기도 김포 걸포중앙공원에서 출발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십퍼스무브먼트 제공

워십퍼스무브먼트는 기독교인들이 예수님 고난의 일부라도 경험해보자는 취지로 ‘크로스 로드’를 기획했다. 공유교회 플랫폼 어시스트미션(대표 김학범 목사)이 이들을 후원했다. 주찬영 대표는 “행사를 진행하며 행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기도 했지만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표현하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걸었다”며 “이 행사가 일회성 퍼포먼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참가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부활을 증언하는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십퍼스무브먼트는 오는 29일 구래역 인근에서 버스킹예배를 드리는 등 부활절을 맞아 십자가 은혜를 기억하는 사역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김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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