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량붕괴 실종자 6명… “생존했다고 보기 어렵다”

김철오,전웅빈 2024. 3. 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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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 교량 붕괴 사고에서 조난 신호를 신속히 대응한 당국 조치가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다리에서 작업 중 추락한 인부 6명의 목숨을 구하지는 못했다.

해안경비대는 사고 발생 18시간 만인 26일(현지시간) 오후 7시30분 실종자 1차 수색을 중단했다.

수중사고의 특성상 '골든타임'은 지났다는 얘기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서 작업하던 인부 8명은 강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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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안경비대 사고 첫날 수색 종료
다리서 추락한 인부 8명 중 2명 구조
섀넌 길레스 미 해안경비대 소장이 2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 교량 붕괴 사고 지점 인근인 던도크에서 실종자 수색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고 첫날인 이날 1차 수색은 오후 7시30분 종료됐다. AP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 교량 붕괴 사고에서 조난 신호를 신속히 대응한 당국 조치가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다리에서 작업 중 추락한 인부 6명의 목숨을 구하지는 못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미 동부 주요 수출입 허브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가 공급망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해안경비대는 사고 발생 18시간 만인 26일(현지시간) 오후 7시30분 실종자 1차 수색을 중단했다. 섀넌 길레스 해안경비대 소장은 “지금까지 경과한 시간과 강의 수온을 고려할 때 생존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중사고의 특성상 ‘골든타임’은 지났다는 얘기다. 사고 지점의 수심은 약 50m, 일몰 후 수온은 8도다. 수색은 27일 오전 6시 재개될 예정이다.

사고는 이날 오전 1시28분쯤 볼티모어 퍼탭스코강 하구에서 발생했다. 볼티모어항에서 0시28분 출항한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달리’는 오전 1시24분부터 동력을 상실한 듯 조명을 깜박이기 시작했고, 2분 뒤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쪽으로 향했다. 교량은 달리와 충돌 20초 만에 완전히 붕괴했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서 작업하던 인부 8명은 강으로 추락했다. 그중 2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6명의 생사는 1차 수색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구조된 인부 중 1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동료 인부들은 CNN에 “실종자들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멕시코 국적”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인명피해를 최소화한 것은 당국의 빠른 조치였다. 달리는 충돌 직전 메릴랜드주 교통국에 “선박이 동력을 잃어 통제력을 상실했다. 교량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난 신호(Mayday·메이데이)를 보냈다.

이를 전달받은 경찰은 즉각 다리의 교통을 통제했다. 충돌 1분쯤 전인 오전 1시27분 녹음된 경찰 무전에는 “모든 교통을 제한하라. 통제력을 상실한 배가 접근하고 있다”는 교신 내용이 담겼다. AP통신은 “경찰이 다리 위 교통을 멈추는 데 2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당국자들에게 감사하다. 이들이 영웅”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리는 과거에도 시스템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향후 사고 책임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6월 칠레 샌안토니오 항에서 달리에 대한 시스템 검사 중 추진 및 보조 기계 관련 결함이 발견됐다. 이는 엔진 작동 및 운항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고가 공급망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볼티모어 항은 미국에서 9번째로 큰 항구로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폐지, 고철, 자동차의 수출입 창구다. 지난해 5200만t의 국제 화물이 처리됐다. 미 연방해양위원회는 “항구 밖으로 아무것도 나갈 수 없다. 잔해를 치우지 않는 한 아무것도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철오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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