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서서히 제 궤도 오르는 허훈, '봄농구' 정조준

김명석 2024. 3. 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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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수원 KT의 경기, KT 허훈 돌파. 사진=KBL

“이제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프로농구 수원 KT 에이스 허훈(29)이 플레이오프(PO)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종아리 부상 여파로 여전히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지만 빠르게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팀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는 “경기를 뛸 때마다 쏟아부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반드시 올라올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허훈은 지난 1월 초 왼쪽 종아리 근막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군 전역 후 팀에 적응하다 코뼈가 골절된 데 이은 또 다른 부상 악재였다. 회복이 생각보다 더뎌지면서 2월 말에야 돌아왔다. 복귀 후엔 기복이 심했다. 야투율이 10~20%대에 그친 경기가 적지 않았다. 통증이 남아 있던 데다 재발 위험이 큰 부상이다 보니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허훈은 “이제 통증은 없다. 완전히 좋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부상 여파는 이제 완전히 털고 오롯이 경기 감각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그는 “재발 위험이 큰 부상이라고 해서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재발 걱정을 내려놨다. 꾸준히 뛰면서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는 그의 경기 감각이 올라오고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허훈은 28분 57초간 3점슛 3개 포함 23점을 터뜨렸다. 이날 상대가 추격의 불씨를 지필 때마다 번번이 찬물을 끼얹으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실제 허훈은 이날 1쿼터 과감한 돌파에 이은 연속 레이업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상대가 곧바로 쫓아오자 외곽포와 2점슛을 잇따라 터뜨리며 격차를 벌렸다. 이날 패장 전희철 SK 감독은 “1쿼터부터 주도권과 흐름을 내준 게 패인이었다”고 돌아봤는데, 그 중심에 허훈이 있었다.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수원 KT의 경기, KT 허훈 3점슛. 사진=KBL

SK가 기세를 끌어올릴 때마다 흐름을 끊은 것도 허훈이었다. 2쿼터 자밀 워니가 외곽포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허훈도 똑같이 3점포로 응수해 기세를 꺾었다. 3쿼터 후반 배스의 패스를 외곽포로 연결해 20점 차로 격차를 벌린 순간은 사실상 이날 승기를 KT에 기운 순간이기도 했다. 결국 이날 KT는 SK를 99-80으로 완파하고 정규리그 3위를 확정했다. 시즌 내내 공존 이슈가 있던 허훈과 배스(41점)가 나란히 폭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성과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허훈이 여전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남은 기간 제 궤도에 올랐을 때의 경기력에 더 많은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송영진 KT 감독도 순위 확정과 무관하게 잔여 경기에도 허훈을 출전시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봄농구 최대 무기가 될 수 있는 '돌아온 허훈'을 앞세워 PO 무대에서 높은 곳까지 오르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PO에 무대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허훈도 의지가 남다르다. 그는 “그동안 아쉽게도 PO 성적이 안 좋았다. 이번 시즌 의지는 그래서 더 남다를 거 같다”며 “누구보다 간절하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번에도 충분히 자신 있다. PO에서는 좋은 몸 상태에서 상대와 붙어 보고 싶다”고 했다.

잠실=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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