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호떡 공천

손병호 2024. 3. 2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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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는 음식 중 하나가 호떡이다.

호떡은 호(胡)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중국식 떡이다.

옛날엔 동네마다 호떡집 하나쯤은 있었는데 요즘은 전통시장에 가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귀해졌다.

NYT는 호떡이 '한국식 팬케이크'라면서 '겉은 바삭하고 쫄깃하면서도 속은 끈적끈적한 길거리 음식이 한국계 미국인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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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논설위원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는 음식 중 하나가 호떡이다. 시장 명물로 소문나면서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몰린다고 한다. 호떡은 호(胡)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중국식 떡이다. 밀가루나 찹쌀가루를 반죽해 설탕과 계피 등으로 소를 넣어 넓적하게 구워낸 것이다. 미국 원조로 밀가루와 설탕이 많이 들어오던 시절 전국으로 퍼지면서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 됐다. 옛날엔 동네마다 호떡집 하나쯤은 있었는데 요즘은 전통시장에 가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귀해졌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호떡 레시피가 소개됐다. NYT는 호떡이 ‘한국식 팬케이크’라면서 ‘겉은 바삭하고 쫄깃하면서도 속은 끈적끈적한 길거리 음식이 한국계 미국인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묘사했다. 또 현지 한식당에서는 디저트로 호떡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호떡도 K푸드의 대열에 오른 셈이다.

4·10 총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호떡이 소환됐다. 여야 할 것 없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발표했다가 취소·번복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를 ‘호떡 공천’이라 한 것이다. 호떡을 구울 때 앞뒤로 뒤집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세종갑 지역구의 경우 후보 등록이 마감된 상태에서 투기 의혹으로 공천이 취소돼 뒤집지도 못하고 그냥 호떡만 태워버린 꼴이 됐다.

호떡 공천은 각 당이 후보자의 막말이나 과거 이력 등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탓이다. 정치인들이 총리나 장관 등에 대해선 이잡듯 뒤지면서 정작 본인들과 가까운 이들은 수박 겉 핥기 검증만 한 셈이다. 애초 정치인들 스스로에게 검증을 맡긴 것부터 잘못된 일이다. 호떡 공천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회계사나 조세전문가, SNS 분석가 등의 전문가 집단으로 기구를 꾸려 공천 대상자들을 정밀 검증해야 한다. 제3의 기관에 검증을 아웃소싱하는 것도 방법이다. 각 당이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선거의 9할이 공천이라면 공천의 9할은 검증이란 걸 실감했을 것이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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