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로보틱스 상장…쿠팡·알리에 흔들리는 이마트 [오전장 백브리핑]

조연 기자 2024. 3. 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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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오늘 엔젤로보틱스가 상장했죠. 지금 %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기자> 네. 시초가 기준으로 보면 올해 상장한 기업들이 대부분(13곳 중 10곳) 세자릿수 상승률을 장 초반 나타냈습니다.

엔젤로보틱스도 공모가(2만원) 대비 152.5% 오른 5만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죠. 시초가 상승률로는 올해 IPO 기업 중 9번째 정도입니다.

올초 공모주 시장은 우진엔텍과 현대힘스가 두 차례 따따블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었는데, 2월 후반부터는 공모주 투심이 좀 약해졌습니다.

상장당일 종가를 보면 연초에 비해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용두사미' 그래프가 반복되는 모습이죠.

기대치가 낮아져있는 상황에서 오늘 엔젤로보틱스도 장 마감까지 강세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앵커> 엔젤로보틱스하면 LG가 초기 투자한 로봇기업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로봇주에 대한 기대 만큼이나, 일각에선 '적자기업이 고평가됐다' 이렇게 보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엔젤로보틱스를 설명드리면, 웨어러블 로봇 전문기업입니다. 설립 초기 기술력을 인정받아 LG전자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도 7.22% 보유한 2대주주입니다.

사람의 몸에 착용하는 로봇인데, 보시면 구명조끼 입듯이 착용합니다. 근력을 더해주는 역할을 해서 노약자/장애인의 일상생활 보조로 활용되거나, 근로자가 사용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산업용 웨어러블 슈트는 LG와 삼성전자, CJ대한통운, LIG넥스원 등을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다고 하고요.

시작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재활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었습니다. 현재 매출 1위를 담당하는 제품이 보행 보조 로봇인데요. 뇌졸중이나 뇌성마비 환자가 자발적으로 보행 재활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로봇입니다. 앞으로 국방용을 비롯해 웨어러블 로봇 포트폴리오를 더 구축하겠다는 방향이고요.

실적을 보면 2022년 매출 22억원, 영업손실이 -71억원, 2023년은 매출이 51억원대, 영업손실은 -65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회사측은 2025년 매출 200억원대,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로봇주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바로 실적일 겁니다. 증권가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성장성 어떻게 평가하나요?

<기자> 국내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시장을 약 3천대 수준으로 추정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기준 엔젤로보틱스의 점유율이 2.5% 수준이라고 합니다. 해당 로봇이 2022년 12월에 의료기기 3등급 인증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대중화 속도에 발맞춰 높은 성장이 몇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진출도 긍정적이고요.

다만 상장후 유통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28%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매출 실현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만큼 단기 주가는 수급적 요소에 의한 변동폭이 클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엔젤로보틱스 상장과 함께 로봇주들도 움직일지 주목됐었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 장 초반에도 약세군요. 그리고, 짧게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 IPO 소식도 짚어보죠.

<기자> 네, 어제(25일)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금융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5월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의 애프터마켓, 수리 서비스를 하는 회사인데, 탈탄소 글로벌 친환경 흐름에 발맞춰서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넓혀왔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1조4300억원대를 나타냈는데, 출범 6년 만에 6배 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률도 매년 두자릿수를 나타내고 있고요.

희망 공모가액 범위는 7만3천원대에서 8만3천원대로, 희망밴드 기준 예상 시총은 3조원대 중반입니다. 일반청약은 다음달 25~26일 진행될 예정이니 지켜보시죠.

<앵커> 다음 이슈로 넘어가죠.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합니다. 또 11번가도 희망퇴직 대상을 전체 직원으로 확대했고요. 쿠팡과 중국의 알리, 테무 등에 밀린 여파가 큽니다.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최근 중국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가 '10억 팡팡'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습니까. 최대 100만원 쿠폰을 주는, 그야말로 물량 공세 마케팅에 나선 것인데, 바로 국내 유통가를 타격한 모습입니다.

이마트가 1993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진행합니다. 앞서 폐점을 앞둔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이를 근속연수 15년 이상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한 것입니다.

<앵커> 이번 주총때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을 했는데, 수익성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대규모 희망퇴이란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자> 네,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저비용 구조를 확립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 인력운영과 배치를 최적화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름이 좀 길고 복잡한데, 식품 특화 할인 매장을 내겠다는 거죠.

하지만 반응은 썩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 이마트가 겪는 위기는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온라인에 이미 익숙해졌고, 또 근거리·소량구매를 선호하는 현상이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미국 코스트코의 $4.99짜리 로티세리 치킨 정도의, 이벤트성이 아닌 확실한 효자 저가 상품이 있으면 모르겠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오프라인과 SSG닷컴, G마켓 같은 온라인 모두 사면초가인 상황이라며, 과거 강점이었던 신선식품 판매 특화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할인점 영업이익도 240억원, SSG닷컴 영업이익도 250억원 하향됐는데, 스타벅스 영업이익이 654억원, 28%가량 하향된 게 눈에 띕니다.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 지분 인수 이후 영업이익률 반토막 난 상황인데, 마땅한 돌파구가 안 보인다는 진단입니다.

<앵커> 뉴욕증시에선 알리·테무의 공세에도 코스트코가 사상 최고가 경신을 하는데, 왜 주가가 엇갈리는 건가?

<기자> 결정적인 것은 실적입니다. 미국의 코스트코와 월마트는 꾸준한 실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고금리 인플레이션의 덕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월마트의 경우 커넥트를 통한 광고수익 모델 강화라든지 온라인과의 시너지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4분기 실적 호조세에는 북미 판매 호조와 함께 중국 지역의 회복도 두드러졌고요. 여기에 월마트는 배당도 지난 10년 중 가장 큰 증가폭인 9.2%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코스트코도 지난 연말 특별배당을 쏘았구요.

하지만 국내 유통주들의 밸류업 호재 속에서도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죠. 이마트, 롯데쇼핑 등이 자산이 많아서 주목을 받긴 했지만 곳간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밸류업에 나설 여력이 없을 것이란 평가입니다.

<앵커> 여기에 변수가 하나 더 떠올랐죠. 신세계건설이 지난 4분기 1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낸 것도 부담이 되겠습니다.

<기자> 네.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은 원가 상승 영향과 미수 채권에 대한 손실/충당금 여파였는데요. 문제는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신용등급은 또다시 한 단계 떨어졌고, 다수의 PF사업장이 착공을 못하는 상황이라 계열사 차원의 추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다만 한가지 주목할 것은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공급 차질 사례가 속출하자 건설경기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경제부처 수장들이 관련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데, 건설사 금융부담 완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서 이 부분은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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