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많이 써 손가락 뒤틀린 女" 신화 속 아마존?…유해 정체는
그리스 신화 속 여전사들로 구성된 아마존 왕국이 실재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적이 발굴됐다. 활과 창을 능숙하게 사용한 청동기 시대 여성들의 유해가 발견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나흐츠반에 있는 청동기 시대 공동묘지에서 이같은 유해가 발견됐다. 무덤 속 여성들은 보석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화살촉, 청동 단검, 곤봉 모양의 무기인 전곤(戰棍)과 함께 묻혀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이 유해가 4000년 전 살았던 아마존 왕국의 여전사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마존 왕국은 기원전 12세기 트로이 전쟁 시기에 존재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존재를 뒷받침할 확실한 유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화에 따르면 아마존, 혹은 아마조네스(아마존의 복수형) 부족은 남성 없이 여자들로만 이뤄진 부족으로, 활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전장에서 이름을 떨쳤다.
이들은 이웃 부족 남성들을 납치해 아기를 낳은 뒤 죽이거나 돌려보냈으며, 태어난 아기 역시 여성일 때만 길렀다고 한다. 아마존이라는 이름은 ‘가슴(mazos)이 없다(a)’는 의미라는 설이 유력하다. 아마조네스는 활쏘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오른쪽 유방을 도려냈기 때문이다.
사학자인 베타니 휴즈는 “이번 발견은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전설 뒤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9년 러시아에서는 화살촉과 창이 함께 묻힌 여전사 4명의 유해가 발견됐고, 2017년 아르메니아에서는 전투 중 다리에 화살을 맞고 숨진 것으로 보이는 유해가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휴즈는 “이들은 활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손가락이 뒤틀렸다”며 ”또 승마로 인해 벌어진 골반은 안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는 걸 보여준다. 꾸준히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생활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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