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 내주 우회상장한다…지분가치 4조 전망에 자금숨통 트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소셜 미디어(SNS)인 '트루스 소셜'이 다음 주 뉴욕증시에 상장된다. 상장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진 지분 가치가 4조 원대에 달할 전망인 가운데, 최근 소송 패소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트럼프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 뉴욕 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과의 합병을 승인했다. 중간에 기업 인수목적회사를 통한 건 까다로운 기업공개 절차를 우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합병이 완료되면서 이 회사는 트럼프의 이니셜을 딴 종목코드 'DJT'로 내주부터 뉴욕증시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회사의 기업 가치는 약 55억 달러(약 7조3000억원)로 평가됐으며, 그 중 트럼프의 지분(60%)은 평가 가치가 30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WSJ가 전했다. 각종 사법 리스크 때문에 들어가는 돈 문제로 재정 위기를 맞은 트럼프 입장에선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합병이 당장 직접적인 자금난 해소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지분을 6개월 안에 팔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경영진으로부터 면책을 받아야 한다. 또 면책이 이뤄져도 다른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주식을 팔아버릴 수 있어 결과적으로 주가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상장 후에 이사회를 열어 자신의 보유지분에는 매도금지 기간이 적용되지 않게 꼼수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변호인 "돈 없다"는데 트럼프 현금 자랑
앞서 트럼프는 제임스 레티샤 뉴욕주 검찰총장이 제기한 '자산 부풀리기 사기 의혹' 민사재판 1심에서 지난달 패소했다. 항소심을 하려면 오는 25일까지 4억5400만 달러(약 6000억원) 이상 자금을 공탁해야 한다.
트럼프 변호인 측은 법원에 "항소심을 위한 공탁금 6000억원은 마련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 본인은 이보다 많은 현금을 갖고 있다고 22일 자랑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 소셜에 "노력과 재능, 운으로 나는 현재 거의 5억 달러(약 6730억원)의 현금을 갖고 이 가운데 상당액은 대통령 선거운동에 사용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 판사(아서 엔고론 판사)는 이걸 알고 나한테서 돈을 빼앗길 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지난달 민사재판에서 트럼프가 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사기 대출을 받았다고 보고 이자를 포함해 4억5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트럼프는 이에 항소했으며 재판 진행을 위해서는 이달 25일까지 벌금에 대한 공탁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 측 변호인은 지난 18일 공탁금 전액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면서 벌금형 집행을 중단하거나 공탁금을 1억 달러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만약 트럼프가 기일 내로 공탁금을 내지 않으면 레티샤 검찰총장이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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