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의 또 다른 이름, 왁도날드 [경영칼럼]

2024. 3. 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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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애니메이션에서 저작권 피하려 이름 바꿔
맥도날드는 LA에 왁도날드 매장 열며 마케팅

지난 2월 맥도날드는 왁도날드(WcDonald) 캠페인을 시작했다. 왁도날드는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맥도날드의 로고 저작권 문제를 피하려고 M자 아치 로고를 뒤집어 사용한 데서 유래한다. 세계 어디에서나 햄버거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맥도날드는 일본 애니메이션 곳곳에서 왁도날드로 등장해왔다. 오랜 세월 동안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 마음속에 새겨진 왁도날드를 현실 세계에 소개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LA의 한 매장을 왁도날드 매장으로 변신시켜 방문 고객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본 왁도날드를 생생하게 체험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사용된다. 왁도날드 전용 칠리소스도 개발해 인기 메뉴인 맥너겟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피에로와 함께 왁도날드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온라인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해 2월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공개하기도 했다.

2023년 말에는 새로운 브랜드 코스맥(Cosmc‘s)을 선보여 화제를 낳았다. 코스맥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맥도날드 광고에 등장한 외계인 캐릭터다. 드라이브 스루로 운영되는 코스맥 매장은 식사보다는 에너지 드링크, 커피, 쿠키 등 음료와 디저트를 주로 판매한다. 코스맥 전용 메뉴도 개발했는데, 추로 프라페, 스모어 콜드브루 등 독특하고 단맛이 강한 음료가 많다. 20대를 핵심 목표 고객으로 삼아 달고 차가우면서 재미 요소가 담긴 메뉴를 선보여 스타벅스, 던킨 등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일리노이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간 코스맥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많아 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매장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이후 맥도날드는 2024년 코스맥 매장 10개를 텍사스 등지에 오픈할 계획을 발표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CEO는 코스맥을 맥도날드의 DNA를 가지면서도 개성 강한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자기 색이 강한 젊은 층과 특별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맥도날드의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2010년대 초 시장에서는 독립 영화, 언더그라운드 음악, 비주류 브랜드를 선호하는 젊은이의 힙스터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었다. 2014년 맥도날드는 진보적 기업으로 변신을 선포하며 힙스터 친화 전략을 펼쳤다. 힙스터 문화를 지지한다는 취지로 캐릭터 로널드에 독특한 패션을 적용하고 힙한 분위기의 광고를 제작했다. 1970년대 햄버거 도둑 캐릭터로 사용했던 햄버글러(Hamburglar)를 멋진 수염을 기른 힙스터로 부활시키기도 했다.

대중적이고 무난한 브랜드가 새로운 기회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호불호가 분명한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무조건 거시적인 흐름을 따르다 보면 정체성이 희석되고 충성 고객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쉽다. 1990년대 초 맥도날드는 지방을 대폭 감량한 맥린(McLean) 버거를 출시했다가 변절자라는 악평을 들은 바 있다. 초세분화되는 소비 시장에서는 고유한 브랜드 개성을 바탕으로 올드 팬의 향수를 자극하고 새로운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1호 (2024.03.20~2024.03.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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