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한소희 때려서 정의 구현됐나 [하재근의 이슈분석]

데스크 2024. 3. 23. 07: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소희(왼쪽부터), 류준열, 이혜리.ⓒ데일리안 DB

류준열, 한소희 열애 논란으로 한동안 떠들썩했다. 두 사람이 하와이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둘은 사생활이라며 열애설을 완곡히 부인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은 계속 다그쳤고 결국 그 둘은 열애를 인정했다.

그러자 부적절한 관계 아니냐는 논란이 터졌다. 류준열이 혜리와 열애했었는데, 그 기간과 한소희를 사귄 시기가 겹치지 않느냐는 것이다. 혜리가 SNS에 야자수 나무 사진과 함께 ‘재밌네’라고 올린 것이 두 사람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인터넷이 류준열과 한소희에 대한 비난으로 들끓었다.

그러던 중 디스패치에서 류준열과 혜리가 이미 작년 6월경부터 소원해졌다고 보도했다. 거의 연락이나 만남이 없는 상태에서 작년 11월 초에 헤어졌다는 것이다. 한소희와는 그 후에 만났고 올해 들어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했다.

이데일리에선 혜리 측근이 ‘류준열과 혜리가 작년 3월부터 관계가 소원해졌고, 9~10월에 결별에 대해 얘기를 했으며, 11월에 결별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류준열이 혜리와 헤어진 후에 한소희를 만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혜리가 뒤늦게 입장을 냈다. ‘며칠 동안 저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생긴 억측과 논란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지난 11월, 결별기사가 난 직후에도 저희는 더 이야기를 해보자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화를 나눈 이후로 어떠한 연락과 만남을 가지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4개월 뒤 새로운 기사를 접하고 나서의 감정이 배우 이혜리가 아닌 이혜리로 받아들여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혜리는 류준열과 결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사람의 결별이 작년 11월에 보도되며 공론화됐고, 최근 디스패치와 이데일리 보도에서도 혜어졌다고 나왔는데 혜리는 아니라고 하니 혼란스럽다.

다만 혜리와 류준열이 이미 접촉이 끊긴 상태라는 건 확실한 것 같다. 혜리 자신도 ‘어떠한 연락과 만남을 가지지 않았다’고 했으니 말이다. 이 정도 상황이면 한소희 입장에선 류준열이 이미 헤어졌다고 충분히 믿었을 만하다. 애인 있는 남자를 가로챘다고 비난당한 게 억울해 보인다는 이야기다.

앞에서 류준열과 혜리의 관계에 대해 알려진 정보들을 나열했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다. 왜 남의 연애사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들을 나열하며 추측을 해야 한단 말인가?

논란이 너무 커지고 당사자들의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이렇게 정황을 따져볼 수밖에 없게 됐다.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이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괴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왜 남의 연애사를 ‘분석’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단 말인가? 누리꾼들과 언론이 들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이런 걸 분석할 일이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누리꾼들은 류준열이 혜리와의 관계에서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다며 공분했고, 상당수 언론도 동조했다. 타인의 연애사는 친구라도 제대로 알기 힘든 일인데 생판 모르는 남들이 어떻게 류준열 연애사의 실체를 다 알고 단죄하겠다고 나섰는지 황당하기만 하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게 큰 문제다. 누리꾼들이 정의구현을 한다며 자꾸 누군가를 덮어놓고 단죄하려고 한다. 근거도 빈약하고, 나중에 그 사람이 억울하다고 밝혀져도 ‘아님 말고’다. 누리꾼들이 이렇게 정의구현이라는 미명 하에 집단공격에 나설 때 언론은 진정시켜야 하는데, 상당수 언론이 이런 집단 멍석말이에 동참하거나 심지어 선동하기까지 해서 일이 더 악화된다.

이번에도 그랬다. 제일 황당한 게 한소희를 향한 질타다. 한소희는 그냥 연애를 했을 뿐인데 그걸로 죄인 취급을 받았다. 공격이 거세지니까 중간에 한소희가 해명을 했는데 그걸 꼬투리 잡아서 또 공격했다. 피해를 당하는 당사자가 해명하는 게 뭐가 문제라는 건가? 또 황당한 건 한소희가 가만히 있지 않고 섣부르게 해명해서 논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하는 언론이 류준열에겐 왜 침묵하느냐고 공격한다는 점이다. 말을 해도 공격, 안 해도 공격이다.

혜리에 대해선 두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혜리의 태도도 이상했다. 안 그래도 대중이 민감해할 만한 이슈인데, 본인이 저격글까지 올리면 상대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거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그런 게시물을 올렸다. 그 후에 류준열과 한소희가 엄청난 공격을 당하는 데도 불구하고 며칠 지나서야 해명글을 올렸다. 그나마도 류준열과 헤어지지 않았다면서 결과적으로 질타를 유도하는 듯 한 내용을 포함한 해명글이었다.

이런 행동이 정당화되려면 류준열과 한소희가 혜리에게 심각한 악행을 저질러 혜리가 큰 피해를 당했어야 한다. 정말 그런가? 류준열과의 사이에 어떤 감정이 남아있는지는 모르나 한소희는 그냥 피해자로 추정된다. 류준열과의 사이에 어떤 문제가 남았다고 해도, 그게 지금처럼 연예인 이미지에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할 정도의 악행인지 의문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혜리는 두둔하면서 한소희를 비난하는 여론이 이어지니 거듭 황당하다.

어쨌든, 진실은 모른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원래 연애사는 제3자가 알기 힘들다. 그러니 이런 알지도 못할 일에 정의구현하겠다고 나서면서 자꾸 누군가를 덮어놓고 단죄하는 묻지마 멍석말이는 다시는 벌이지 않는 게 좋겠다. 왜 이런 난리법석으로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나?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