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대가리 깨진 거 봤지" 이재명 '황상무 회칼' 비유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충남 서산·당진·온양·아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연일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주장해온 이 대표의 표현도 한층 격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서산 유세에서 “주인 하기 따라 주인 대접 받을 수 있고, 머슴에게 무시 받고 짓밟힐 수도 있다”며 “주인이 엄하고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 내쫓아야 머슴들이 원래 할 일을 제대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짓밟아도 ‘계속해’, 도둑질해도 ‘괜찮아’, 주인을 때려도 ‘맞을 만하지’ 하면 머슴이 아닌 지배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주인은 국민, 머슴은 선출직 공무원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아산 유세에서도 “말로 해서 안 되면 야단을 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야단을 쳐도 안 되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회초리를 들어도 안 되면 해고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친일(親日) 프레임도 동원했다. 이 대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거론하며 “정부가 대일 굴욕외교를 지속하니, 일본이 우리 공동 우물에 오염수를 갖다 버렸다”고 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인재”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충남 서산-태안)을 겨냥해선 “이런 사람이 자주독립 국가의 국회의원을 해서야 되겠느냐. 더 이야기하면 입이 더러워져서 안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유세에서 인격 모독을 하는 게 제1야당 대표 수준”(박정하 선대위 공보단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의 격한 표현을 놓고 논란도 벌어졌다. 특히 전날 전북 군산 유세에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을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빗댄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유세에서 “회칼로, 봤지. 농담이야”라며 운을 뗀 뒤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희 옛날에 대검으로, M-16으로 총 쏘고 죽이는 거 봤지.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 대가리 깨진 거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 농담이야”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엔 “여러분 이게 농담입니까. 생선회칼로 기자 허벅지를 찔러대는 것이 농담입니까. 겁박한 것 아닙니까”라고 외치며 현 정권을 비판했다. 발언 도중엔 두 손으로 대검을 찌르는 듯한 모양도 취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은 22일 “이재명 대표의 5·18 관련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회칼 테러’ 발언을 비판하기 위한 비유였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과 태도가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5월 광주를 언급할 때는 애도와 겸허함을 지키며 지극히 조심해야 한다”며 “정치인의 수준이 땅에 떨어졌다”고 거듭 비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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