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몰라 '비례4번' 뺏길판…여당 부랴부랴 의원 꿔주기
국민의힘이 4·10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21일 다급하게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지역구 의원 꿔주기에 나섰다. 기호 순번을 정할 때 지역구 의원 숫자를 기준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제대로 몰랐다가 뒤늦게 벌어진 촌극이다.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투표용지의 두 번 째 칸을 차지하는 투표 전략을 짰다. 기호 2번인 국민의힘 지역구 투표용지와의 통일성을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례 투표용지에 1번(민주당)과 2번(국민의힘)은 인쇄되지 않아 3번부터 인쇄가 된다. 두 번째 칸을 차지하려면 기호 4번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14석)보다 적고 녹색정의당(6석)보다 많은 의석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지난 15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 8명을 제명했다. 제명된 김예지·김근태 의원 등은 곧장 국민의미래에 입당했다.
하지만 후보 등록 마감 직전인 21일 국민의미래는 법 규정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공직선거법 150조 4항에 따르면 비례대표 투표용지 기호는 5명 이상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보유하거나, 직전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부터 우선 기호를 받게 된다.
지역구 의원이 한 명도 없던 국민의미래로선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현역 의원 14명 중 7명의 지역구 의원을 확보한 더불어민주연합이 기호 3번을, 지난 총선에서 10.6%의 득표율을 기록한 정의당이 6명 의원으로 기호 4번을, 5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진 새로운미래가 기호 5번을 각각 받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뒤늦게 부랴부랴 불출마 지역구 의원 설득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당 지도부가 나섰으며 김용판·김병욱 의원 등이 탈당 후 국민의미래로 옮겨가기로 했다. 국민의미래가 안정적으로 기호 4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5명 이상의 지역구 의원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부 반발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5명 의원은 확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출마 의원은 “가장 기초적인 선거법 규정도 챙기지 않았을 만큼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의미”라며 “장동혁 사무총장이 뭘 하고 있었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재선 의원은 “4년 전 위성정당 추진 과정만 훑어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창훈·전민구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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