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 증후군을 조심하세요 #돈쓸신잡 142

박지우 2024. 3.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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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라는 악령이 다시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포모(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직역하면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부동산 시장이 뜨거울 때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것 역시 포모 증후군의 대표 사례다.

현재 대한민국에 다시 포모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비트코인 때문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히 뜨겁지만, 어쨌든 미국은 비트코인을 제도적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이 움직이면 다른 나라들도 움직일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비트코인은 점점 자산의 한 종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것이 비트코인이든 주식이든 혹은 부동산이든 '이거 안 사면 나만 거지 되는 것 아닌가?'라는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다. 왜냐면 투자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베스트먼트(investment)이지, 베팅(betting)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만 안 하면 손해 볼 것 같으니까' 이런 생각으로 어딘가에 돈을 던지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베팅이다.

「 겁에 질려서 투자하면 높은 확률로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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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다 똑같은 투자자가 아니다. 꽤 오래전부터 블록체인 생태계에 관심 갖고 공부하면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꾸준히 투자한 사람이 있다. 반면, 최근 급등장 속에서 초조함 때문에 허겁지겁 비트코인을 산 사람도 있을 테다. 코인뿐만 아니라 주식도 크게 다르진 않다.

이처럼 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의 퀄리티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조정기 없이 무조건 오르기만 하는 자산은 없는데, 비트코인은 더더욱 그렇다. 그 어떤 자산보다 변동성이 극심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다시 또 몇 년간의 지루한 조정기를 거치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이런 상황이 오면 초조함에 떠밀려 투자한 사람들은 웬만하면 못 버티고 나가떨어지게 된다.

「 빚내서까지 사야 할 자산은 내 집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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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마련할 때 빚을 내는 건 당연하다. 현실적으로 빚을 내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 대부분 마찬가지다. 물론, 무턱대고 감당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리해서 대출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반면 주식과 코인은 어떤가. 굳이 빚을 내야만 투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반인이 압구정 아파트에 쉽게 투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세계 최고의 기업인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엔 투자할 수 있다. 월급 중 일부만 떼어내도 세계 최고 기업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포모 증후군에 떠밀린 사람들은 한 방에 역전하고 싶은 초조함 때문에 결국 빚까지 내서 주식이나 코인을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최근 투자 커뮤니티를 보면 "마통 뚫어서 비트코인 사도 될까요?"라는 질문이 꽤 많이 올라온다. 최근엔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관련 테마주들까지 급등하면서 이런 주식을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확 늘기도 했다.

「 위험한 베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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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빚까지 내서 투자하는 경우엔 단기적으로 보면 운 좋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결국 빚만 남기고 손절하는 배드 엔딩을 맞는 경우가 많다. 여윳돈이 아니라 빚까지 내서 투자한 사람들은 이 위험한 베팅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때까지 계속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조정장이 와서 강제로 탈탈 털려 시장에서 추방될 때까지 계속 위험한 베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차익실현을 할 기회가 오더라도 좀처럼 하기 어렵다. 왜냐면 이렇게 위험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 자체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여윳돈으로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서 빚까지 내서 투자를 하면 어떤 식으로든 짜릿한 건 맞다. 그 과정에서 우리 뇌에선 도파민이 과다 분출하게 된다. 점점 뇌는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찌들게 되고, 그 결과 위험한 베팅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투자가 아니라 위험한 게임을 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포모라는 악령이 활개 치는 시기엔 가급적 몸을 사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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