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코리아 사장 "車 직접판매, 고객·딜러 모두 이익"
"전기차, 결국 늘어…내달 신차 인도 정상화"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직접 판매 프로젝트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는 고객 경험을 통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딜러와 고객 모두에게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틀 사장은 2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취재진과 만나 "소비자가 차를 구매하고 서비스를 받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RoF 도입 취지나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RoF는 독일 메르세데스 본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명이다. 주요 시장이나 나라마다 방식은 다소 다르지만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파는 방식을 일컫는다. 벤츠 코리아 사장이 이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고객이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제품을 알아본 뒤 오프라인 매장에 갔을 때 일일이 다시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다시 알릴 게 아니라 온라인에서 본 정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다시 반복해서 얘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우리가 말하는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수입차 판매구조는 수입사(벤츠코리아)가 제품을 들여와 각 딜러 업체에 물건을 넘기면 딜러가 소비자에게 파는 구조다. 판매나 정비·사후관리 등 고객과 직접 맞닿는 곳은 일선 딜러사다.
RoF 일환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직판체제를 갖춘다고 해도 딜러사 역할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회사 관계자는 덧붙였다. 앞으로도 전시장을 찾아 직접 상담을 원하는 고객이 있을 수 있고 정비업무 역시 꾸준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틀 사장은 "딜러는 재고를 보유해야 하는 부담과 장애물을 없애고 서류작업 등 행정적인 일도 할 필요가 없어 고객에게만 집중해 최고의 브랜드 경험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며 "고객은 전시장마다 돌아다닐 필요 없이 차량 전체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고 가격 협상을 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딜러마다 신차 가격을 할인할 만한 여력이 다른데, 직판 구조라면 고객이 한 번에 수긍할 만한 가격을 제안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기차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등 다소 주춤한 상황이나 결국 전기차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바이틀 사장은 내다봤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인 EQ 차량을 주행해본 고객은 다시 내연기관 차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전기차가 트렌드라고 하는 것을 믿고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전기차) 분위기가 안 좋다가 갑자기 반전이 일어날 수 있기에 준비 태세를 갖춰 항상 고객의 수요를 긴밀히 따르고자 한다"며 전기차와 내연기관 모두 균형을 잡아가며 대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올해 국내 내놓을 전기차로는 EQA와 EQB 부분변경 모델, 고가 라인업 마이바흐 EQS SUV, 오프로드 차량 G클래스 전동화 모델 정도라고 밝혔다.
같은 독일 경쟁 브랜드 BMW와의 판매경쟁보다는 고객 경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집중하는 건 훌륭한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것"이라며 "(판매량) 1등이 되면 기쁘겠으나 1등을 위해 싸우겠다는 것을 전략적인 포커스로 가져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쟁 여파로 홍해 인근 해상운송이 여의찮아 국내 고객에 신차 인도가 원활치 않으나 다음 달부터는 나아질 것이라고 바이틀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E클래스 구매 고객 수천여 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운송 기간이 4주가량 길어졌고 아시아로 차량을 운반할 선박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많은 차가 들어오고 어느 정도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본사는 물론 정부와 논의해 선복량을 늘리는 방안, 각 공장에서 생산 기간 자체를 줄이는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량용 운영체제(OS) MB.OS에 대해선 각 나라나 지역별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본사와 주요 시장에서 판매 관리 등 업무를 맡다 2020년 본사에서 디지털 서비스, 온라인거래 시스템 등을 총괄했다. 바이틀 사장은 "차에 타면 지문뿐만 아니라 홍채 등으로 사람을 인식해 차가 알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해 이를 애플리케이션에 녹이고 고객을 놀라게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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