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종섭 도둑입국" vs 한동훈 "공수처가 답하라"

박태인, 김정재, 김한솔 2024. 3. 21. 15: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종섭 주 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종섭의 수사 회피냐, 공수처의 정치 개입이냐.

출국 11일만인 21일 오전 9시 40분경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자 여야는 ‘이종섭 논란’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새벽 5시부터 공항에서 대기하며 ‘도주대사 이종섭 즉각 해임, 즉각 수사’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 상병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는 이 대사를 도피시키려 주호주 대사에 임명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이재명 대표도 광주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오늘 이종섭 대사가 도둑 입국을 했다. 윤 대통령은 즉각 이 대사를 해임하고 출국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채 상병 사건에 대한 특검뿐만 아니라 이종섭 특검도 시작해야 한다”며 “채 상병 국정조사, 채 상병 특검, 이종섭 특검 등 ‘쌍특검·1국정조사’ 처리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닉슨 대통령이 타격을 받은 건 도청을 하려고 했던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은폐하고 축소하려고 했던 이후의 시도 때문이었다”며 “최근 대통령실이 보여주는 모습이 당시 모습과 유사해 보인다”고 가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 호소를 하고 있다. 뉴스1

여권도 바로 반격했는데 특히 공수처를 겨냥했다. 대구 달서을 후보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뜻을 어떻게든 좇아보려는 국민의힘의 뜻으로 이종섭 대사가 귀국했다”며 “아직 수사 준비가 안 됐다면 이것은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검사를 오래 했지만,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시끄럽게 언론 플레이를 하고 직접 입장문까지 내는 수사기관을 본 적이 없다. 이제 답은 공수처가 해야 한다”고 했다. 이달 초 이 대사가 임명장을 받은 뒤 공수처가 출국금지 사실을 특정 언론에 흘리며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총선개입을 하고 있다는 의혹 제기였다.


정진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미진한 수사 상황이 있다면 즉각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하고 그를 임지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지금 공수처는 수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야당의 억지 주장에 편승해서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조정훈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만에 하나 총선 일주일이나 며칠 남겨두고 이 대사를 소환한다면 명백한 정치 개입”이라고 거들었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처벌을 피하려고 계양으로 도망와서 본인 재판도 제대로 출석하지 않는 분이 무슨 자격으로 이 대사 얘기를 하는지 어이가 없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달서구 윤재옥 대구 달서구을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은 이 대사가 방산 관련 주요 공관장 회의라는 공식 일정을 수행하려 귀국한 만큼 별도의 입장을 내진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치적 이유로 이 대사를 흔드는 것은 국익 저해 행위에 가깝다”며 “이 대사의 출국을 반대했던 공수처가 신속히 조사하면 끝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체류 기간 공수처 일정 조율이 잘 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조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계획된 조사 일정이 아직 없다”고 했다.

박태인·김정재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